한국GM의 13일 군산공장 폐쇄 발표는 일자리를 무기로 우리 정부로부터 최대한의 지원을 끌어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GM과 한국GM의 주주인 산업은행 등이 정부 지원을 포함한 경영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장 폐쇄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일각에서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장 폐쇄가 일자리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선언한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노렸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국GM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올해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지엠과 주요 이해관계자는 한국에서의 사업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GM이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2월 말까지, 이해관계자와의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만 한다”며 2월 말이라는 구체적인 협상 시한까지 제시했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군산공장 가동률이 최근 3년간 평균 약 20%에 불과해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이런 대외 발표가 ‘압박용’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자리를 빌미로 정부의 약점을 잡으려는 수법”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GM 문제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과 연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미국 정부와 자동차 업계는 우리나라의 여러 안전·환경 규제가 미국 자동차 판매를 막는 비관세장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GM의 이런 압박이 먹혀들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정부는 우호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GM의 경영개선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지난달 배리 앵글 GM인터내셔널 신임 사장을 만났다. 백 장관은 GM의 중·장기 투자 및 경영개선 계획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당연히 외국인 투자기업이 한국에 와서 사업할 때 어느 정도 최소한의 이윤 구조를 가질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인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면서도 “지금 GM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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