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80원대 초반대로 하락 출발했다. 미국 증시가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면서 시장의 위험회피 분위기는 옅어졌지만 미국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높아졌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0전 내린 1,084원에 개장했다. 이후 낙폭을 키워 오전 10시20분 현재 1,083원10전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의 위험회피 분위기는 이번주 들어 잦아들었다. 밤 사이 미국 뉴욕증시 3대 주요 지수가 일제히 소폭 상승 마감하면서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영향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이 전날에 이어 순매수를 보이면서 코스피 지수가 2,410선을 회복했다.
이날 시장의 관심은 장 마감 뒤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려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던 물가상승 기대가 이날 미국 CPI 실적에 따라 힘을 얻을지 한풀 꺾일지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폭락을 촉발했던 것도 시장이 물가의 선행지표로 주목했던 미국 임금상승률이었다. 임금상승률이 9년 만에 최고치로 예상을 크게 뛰어넘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임금 인상 시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CPI가 시장 예상을 상회할 경우 물가상승 기대를 더 자극할 수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CPI 향방에 따라 금리와 주가의 향방이 갈릴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인플레이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관망세와 설연휴를 앞둔 거래량 감소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80원대 초반을 중심으로 좁은 범위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원엔 환율(하나은행 기준)은 오전 10시36분 현재 1,005원34전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1원96전 높은 수준이다. 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연임이 확실시됐던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총재(BOJ)를 두고 “아직 백지이며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엔화는 강세 압력이 커졌다. 물가지표 발표를 앞둔 관망 심리도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투자심리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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