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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설 동안 美와 남북회담 조율...美선 '유화책' 신호

■文대통령, '설연휴 북핵 고심'

경기 관람 등 일정 소화하며

남북회담 보고도 틈틈이 체크

美선 "의제 마련 예비대화 가능"

'북미대화'에 미묘한 변화 감지

문재인 대통령이 푸른색 한복을 입고 14일 국민들에게 설날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저도 새해를 맞아 각오를 새롭게 하고있다”며 “설날처럼 행복해지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 격려 전화, 평창동계올림픽 경기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남북 회담에 대한 미국과의 조율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4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설 연휴 첫날인 15일 오후2시 설 연휴 때도 근무하고 특별한 사연이 있는 국민들에게 격려 전화를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1월1일에도 비혼모 시설 입소자, 남수단에 파병된 한빛부대 부대원, 야구선수 이승엽씨 등에게 전화를 한 바 있다. 이날 오후5시부터는 평창올림픽을 겸해 한국을 방문한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이후 설 당일인 16일에는 공개 일정 없이 가족과 함께 보낼 예정이며 17일부터는 평창에서 올림픽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경기도 관람할 계획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설 연휴 기간에도 남북정상회담 등에 대한 보고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라고 표현하지 않았나”라며 “금지옥엽 같은 기회이며 혹여 탈이 날까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 문제의 열쇠를 쥔 미국에서는 북미 대화와 관련한 미묘한 유화 신호가 나오고 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대화 의제는 아마 비핵화가 될 것”이라면서도 “무엇에 대해 이야기할지 의제를 설정하기 위해 그 논의가 어떻게 될지에 관한 예비대화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는 비핵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예비대화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동안 군사 옵션까지 거론했던 것에 비해 다소 전향적인 생각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설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평창올림픽에서 남북 선수들은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등 정겨운 우리말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며 “너무나 오래 기다려온 민족명절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선수들의 값진 도전을 넉넉한 마음으로 응원해준 국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또 “저도 새해를 맞아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다”며 “가족이 행복해야 나라가 행복하다. 우리는 날마다 설날처럼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한다. 그 노력이 이뤄지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CCTV를 통해 중국 국민들에게도 설 인사를 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중국민에게 명절 인사를 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완전 철회, 한중 관계 발전 등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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