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글로벌X’를 인수한다. 전 세계 최대의 ETF 시장인 미국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기반을 만든 셈이다. 이번 인수합병(M&A)으로 미래에셋의 전 세계 ETF 순자산은 300억달러(약 32조4,000억원)로 늘면서 세계 18위까지 올라서게 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X의 지분 100%를 5억달러(약 5,000억~5,500억원)가량에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2008년 설립된 글로벌X는 지난달 말 기준 운용 규모가 102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평범함을 넘어선(Beyond Ordinary) ETF’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지난해에만 4조원 이상 순자산이 증가했다.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루이스 버루가 현 글로벌X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ETF 운용사 인수는 이번이 세 번째다. 미래에셋은 앞서 2011년 캐나다 ETF 운용사인 ‘호라이즌’, 호주의 ‘베타쉐어즈’를 각각 인수하면서 전 세계 ETF 시장 진출을 확대해왔다. ETF 시장 확대에 몰두해온 것은 그만큼 시장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ETF 시장조사 업체인 ETFGI에 따르면 전 세계 ETF 시장은 지난해에만 37%나 성장했다.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투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전 세계 주요 연기금도 ETF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ETF 시장의 성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X 인수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다양한 테마형 ETF 상품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글로벌X의 52개 ETF 상품 중에는 4차 산업혁명 관련 ETF 등이 눈에 띈다. 로봇과 인공지능(AI)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BOTZ(Robotics&Artificial Intelligence)’ ETF, 리튬 채굴·정제 관련 기업과 배터리 생산 기업까지 투자할 수 있는 ‘리튬&배터리 테크’ ETF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X 인수와 관련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글로벌X는 15년 전의 미래에셋 같은 경쟁력을 갖춘 회사이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했다”며 “이번 M&A로 해외 시장 공략의 기본 틀을 만들었고 조만간 국내외에서 추가로 M&A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금융 수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3년 홍콩에 국내 최초로 해외 운용 법인을 설립한 후 현재 인도·영국·미국·브라질 등 12개국에 거점을 두고 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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