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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美 보호무역 예상 이상으로 강화...걱정 떨치기 어려워"

"수출 꺾이면 경제에 직접적 영향" 우려

美 금리인상 예상보다 빠를 가능성 대비

"미국 올린다고 우리도 올리는 것 아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미국의 연이은 통상압박과 관련해 “예상 이상으로 미국의 보호무역정책이 강화되면서 걱정을 떨칠 수 없다”며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를 밝혔다.

이 총재는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한국·스위스 통화스와프 계약서에 공식 서명한 뒤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 정책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강해질 것으로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강해져서 상당히 눈여겨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며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올해도 (더 강해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인데, 수출이 꺾이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예상을 뛰어넘게 강하게 나온다면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한국 등 12개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철강에 최고 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포함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권고안대로 결정하면 지난해에만 32억달러 어치의 철강을 미국에 수출한 우리나라 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은 지난달 수입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결정한 데 이어 보호무역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정부가 통상외교를 잘할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예상보다 센 보호무역주의 공세에 “걱정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질 가능성에 대해 이 총재는 “미국이 예상을 뛰어넘어 세 번 이상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유럽중앙은행(ECB) 등 다른 곳에서도 긴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분명히 애로가 있을 것”이라면서 “예상보다 빠를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초 미국의 임금상승률 호조를 시작으로 물가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최근 장기금리는 빠르게 뛰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횟수가 당초 예상했던 3번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 총재는 “(한국이) 3% 성장을 하고 국제 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을 고려할 때가 올 것”이라면서도 “시기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정책은 국내 여건을 보고 하는 국내 정책”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우리도 올리는 식으로 일대일로 대응하는 게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시 발생할 수 있는 자금 유출 우려에 대해서도 “금리가 역전된다고 무조건 자금이 빠져나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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