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되면 찾아오는 정치테마주 급등 현상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정치테마주들의 경우 기업 실적과 같은 펀더멘털이나 주가를 단기간에 부양시킬 수 있는 호재 없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패턴을 보였던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창업한 안랩(053800)은 전 거래일 대비 25.56% 오른 7만9,100원에 장을 마쳤다. 임원이 안랩 출신이라는 이유로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돼온 써니전자(004770) 역시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최근 주가 반등을 이끌 특별한 호재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업체는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거론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 전 대표가 정치권에 발을 들인 후 굵직굵직한 정치 행보가 있을 때마다 ‘안철수 테마주’는 급등락을 반복해왔다. 지난해는 국민의당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르는 동안 안 전 대표가 최대 승부처인 호남에서 압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철수 테마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그러나 관련주들은 대선을 한 달여 남겨 놓은 3월 말 고점을 찍은 후 얼마 안 돼 반토막이 났다.
보다 못한 금융감독원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나섰지만 ‘묻지마 투자’는 막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선거 테마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이상 징후 발견 시 즉시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투자자 경보’를 적시에 발령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기성 자금이 테마주에 몰리면서 급등세를 타고 있지만 테마주의 특성상 단기간에 급락세로 돌아설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증권사의 한 센터장은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때가 되면 나타나는 정치테마주 급등 현상이 이번에도 나타난 것”이라며 “단기 투자로 접근하더라도 손실이 클 수 있는 만큼 정치테마주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 현명한 투자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