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에서 쓴 카드 사용액이 19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해외 카드사용액 증가율도 3년 만에 두자릿수로 뛰었다. 반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은 줄면서 비거주자의 국내 카드사용액은 급감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7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을 보면 지난해 내국인이 해외에서 신용·체크·직불카드로 지출한 금액은 171억1,000만달러로 2016년(143억달러)보다 19.7% 증가했다. 원화로 환산하면(지난해 평균환율 기준·1,130.5원) 약 19조3,4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해외 카드사용액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보인 것은 2014년(15.7%) 이후 3년 만이다.
해외 카드 사용액이 역대 최대로 늘어난 것은 내국인 출국자가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수는 2,650만명으로 2016년(2,238만명)보다 18.4% 늘었다. 역시 사상 최대 규모였다. 특히 지난해는 5월과 10월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장기 황금연휴로 해외여행 수요가 더 많았다.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수도 지난해 5,491만장으로 1년 전보다 17% 증가했다. 장당 사용금액도 312달러(35만2,700원)로 1년 전보다 2.3% 늘어 2011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카드별로는 신용카드 사용액이 124억6,900만달러로 전체의 72.9%를 차지했다. 체크카드는 43억3,800만달러(25.3%), 직불카드는 3억500만달러(1.8%)였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액은 1년 전보다 각각 21.4%, 19.5% 늘었지만 직불카드는 23.8% 감소했다.
반면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사용한 카드사용액은 급감했다. 85억2,100만달러로 2016년(107억달러)보다 20.4%나 줄었다. 사용카드 수도 3,421만장으로 36.7% 줄었다. 다만 장당 사용액은 249달러(29만1,500원)로 전년보다 25.8%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의 발길이 뜸해진 여파다. 지난해 사드 배치 이후 중국 당국의 제재로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급감한데다 다른 나라로부터의 여행객도 발길도 줄었다. 지난 한 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수는 1년 전보다 22.7% 감소했고 그중에서도 중국인 입국자는 48.3% 줄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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