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은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49회 정기총회 및 한국 노사협력대상 시상식’을 열고 제7대 회장 선임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총회가 파행됨에 따라 경총은 이르면 이달 말 회장 선임을 위한 전형위원회를 다시 개최해 안건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박 회장이 차기 경총 회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은 지난 21일. 박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포부까지 밝혔지만 이날 행사장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총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박 회장을 비토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일부 대기업 관계자들은 “중기인이 경총 회장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또 경총 1호 기업인 전방의 조규옥 회장은 “조간신문을 보고 내정 소식을 알았다”며 “회장단이 모르는 회장 내정이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만큼 박 회장 내정이 경총 내에서도 공감을 얻지 못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총 회장 선임 파행이 대기업 중심의 사용자단체를 개조하겠다는 정부의 의지,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경총 내부의 목소리, 이에 반대하는 대기업 회원사의 반발이 맞부딪치며 촉발됐다고 본다. 박병원 현 회장과 김영배 상임부회장이 신임 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상태서 이날 물러나면서 경총은 1970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회장과 상임부회장이 공석인 ‘리더십 부재’를 맞게 됐다.
이동응 경총 전무는 “노사관계의 한 축을 맡은 경총을 대표해 일자리 창출 등에 힘써줄 덕망과 경험을 가진 적임자를 바로 결정하지 못했다”며 “전형위원들이 이른 시일 내 차기 회장을 물색해 추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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