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공문에 따르면 인천공사는 지난 13일 제2 여객터미널(T2) 오픈에 따라 T1 전체 국제선 여객 감소 비율(27.9%)을 일괄 적용한 임대료 인하안을 각 업체에 일방 전달했다. 인천공사가 정한 임대료 인하율 27.9%는 T2가 개항한 1월18일부터 바로 적용돼 잔여 계약기간 동안 유지된다.
문제는 27.9%로 최종 결정된 인하율이 현 사업자들이 계약한 2015년 당시는 물론 지난해 말 공사 측이 제안했던 30% 인하 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것. 업계에 따르면 공사 측은 올해 T2 개항 이후 T1의 여객량이 30%가량 빠질 것으로 보고 2015년 이미 감소분만큼 임대료를 내려주겠다고 구두 공언했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중국 사드 보복으로 ‘면세 큰손’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까지 사라지면서 추가 인하와 구역별 차등이 필요하다는 게 면세 업체들의 입장이었다. 대체로 신라·신세계가 원하는 인하 폭은 30%대 중반~40%대 초반, 중소사업자는 5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악화 되다 보니 신라·신세계 면세점은 물론 SM·엔타스·시티플러스·삼익 등 중소·중견 면세점들까지 임대료 협상이 결렬될 경우 철수까지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신라·신세계가 주로 사업을 진행하는 서편 탑승동은 1인당 고객 구매력이 떨어지는 저가·외국 항공사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반발이 더 큰 상태다.
면세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사에서는 이달 곧바로 27.9% 인하를 일단 적용해보고 생각하자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 상당수는 해당 조건 아래에서는 지금도 적자 상태인데 계속 영업을 이어가기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안대로 임대료 인하가 추진될 경우 다음 달 말께부터 철수를 본격 검토하는 업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가 빠지는 빈자리에 대한 새 사업자 공고가 이때쯤 나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만약 새 사업자 입찰에서 제시하는 최소 임대료 기준이 업계 예상보다 높을 경우 기존 매장까지 미련 없이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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