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달러 환율이 1,080원 아래로 떨어졌다. 상승세가 가팔랐던 미 국채금리가 하락 반전하자 달러도 주춤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국제금융시장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원80전 내린 1,081원5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하락폭을 키워 오전 9시40분 현재 1,079원20전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던 달러가 주춤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전 거래일 2.95%까지 치솟았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하락 반전하고 엔화·유로화 등 달러의 상대통화가 오르자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다. 밤 사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3% 가량 빠진 89.7에 하락 마감, 다시 9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번주 들어 첫 하락이다.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도 달러 약세에 일조했다. 불라드 총재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으로 올해 투표권을 가진 인사다. 22일(현지시간) 불라드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올해 100bp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너무 지나친 것 같다”며 연준의 4회 금리 인상 기대를 일축했다. 최근 임금상승률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서는 억눌려 있던 물가 상승 기대와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화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었는데 이를 진정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80원대를 중심으로 횡보하는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달러 약세와 월말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은 상단을 막고 있지만, 최근 변동성이 커진 시장 분위기에 투자심리가 주춤해 원달러 환율이 크게 떨어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이날 원달러 환율 범위를 1,077~1,084원으로 내다봤다.
원엔 환율(하나은행 기준)은 오전 10시 현재 1,009원12전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18전 낮은 수준이다. 이날 원엔 환율은 개장께 1,012원대로 상승 출발했지만 외국인 매수세로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하락 반전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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