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이웃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행복만 추구하는 이기주의자는 행복할 수 없습니다. 행복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누리는 것입니다.”
26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72회 전기학위수여식에서 정진석(87·사진) 추기경이 입학한 지 68년 만에 명예졸업증서를 건강상의 이유로 대리 참석한 허영엽 서울대교구 홍보국장을 통해 받고 축사도 대독하게 했다. 정 추기경은 지난 1950년 서울대 공과대학 화학공학과에 입학했지만 그해 6·25전쟁이 발발해 학업을 마치지 못했고 이후 가톨릭대 신학과에 입학해 성직자의 길을 걸었다.
정 추기경은 축사를 통해 “서로 인격을 존중하면서 선의의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주면 모두가 행복해진다”며 “재능을 연마해 이웃의 선익을 위해 함께 나누고 베푼다면 우리 사회는 행복이 넘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고난과 역경에 직면해서도 자신을 비하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며 “각자가 지닌 고귀한 존엄성은 절대 훼손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졸업생 대표로 연설한 김건(27·수의학과)씨 역시 좌절 대신 희망을 품어야 한다고 함께 졸업하는 동문에게 말했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덕성을 겸비해야 한다”며 “공동체적 가치와 개인적 견해가 부딪힐 때 공동체의 깃발을 들 수 있는 큰 인물로 성장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학위수여식에는 학사 2,328명, 석사 1,843명, 박사 726명 총 4,897명이 학위를 받았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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