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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사업 지연되자 전세 매물 급소진 반짝 인기

거주기간 늘고 전세가도 싸

"98㎡ 전세가 2억원에 가능"

'이주 예상' 세입자 내보낸 집주인

"언제까지 공실로 놔두나" 골머리





강남 재건축 아파트 사업이 지연되면서 해당 아파트 전세가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최근 정부의 관리처분인가 정밀검증과 서울시의 이주 시기 조정으로 당초 계획보다 철거 시점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전세를 찾는 이들이 늘고 매물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27일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3억원 중반에 나왔던 전용면적 84㎡(32평)의 전세 물건이 빠르게 소진됐다. 전용 72㎡(22평)도 1층 매물만 소수 남아 있다. 인근 B중개업소 사장은 “관리처분 검증이나 조합원 간 소송 등으로 재건축이 늦어진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30평대 매물이 다 빠져 이제는 씨가 말랐다”며 “몇 개 남아 있는 20평대도 조만간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이주 시기가 지연된 송파구 잠실 아파트에도 전세 문의가 늘고 있다. 인근 J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시가 이주시기를 예정보다 6개월가량 늦췄다는 소식 이후 전세 문의가 여러 건 왔다”며 “소송까지 걸려 있어서 이주에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전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입지 여건이 훌륭하지만 멸실이 언제 될지 몰라 전세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들 단지는 1년 전에 비해 1억~2억원씩 전세 가격이 떨어졌다. 반포주공 1단지 84㎡ 역시 3억5,000만원, 72㎡는 2억2,000만원선이다. 신반포 3차 99㎡는 현재 1억7,000만원, 전용 150㎡는 3억원선에 매물이 나와 있으며 경남아파트는 전용 98㎡가 2억원선이다. 잠실 진주는 전용 59㎡ 2억5,000만~3억원, 전용 81㎡가 3억5,000만~4억원선이다.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보통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는 계약 시 특약조항으로 보증금 수령과 함께 이주한다는 조건 때문에 전세 기간 2년을 못 채울 가능성이 있어 전세 가격이 싸다”며 “그러나 정부 재건축 규제로 이주가 늦어지면서 싸게 전세를 살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세입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반면 예측 불가능한 이주 시기로 집주인들은 전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내 이주를 예상하고 세입자를 내보낸 집주인들은 언제까지 공실로 놔둘 수 없어 더 싸게 세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포의 한 재건축 아파트 조합관계자는 “퇴실 시기를 정한 집주인들은 전세보증금 마련 때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한동훈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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