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 들어와서 곧바로 여기로 왔어요. 코인 빨래방 업종으로 창업을 생각하고 있거든요.”
무인빨래방 프랜차이즈 ‘월드크리닝’에서 만난 한 부부는 10여 분 가까이 직원에게 창업 비용이며 운영비, 운영 방식 등을 꼼꼼하게 물었다. 이들은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경기가 어렵다 보니 서브로 프랜차이즈를 하나 더 운영해 수익을 높이려 한다”며 “요샌 인건비가 올라서 사람 손 타는 건 절대 안된다”고 코인 빨래방 부스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 박람회인 ‘제42회 프랜차이즈 서울’을 찾았다. 경기 불황과 갑질 이슈 등으로 프랜차이즈 업계가 얼룩졌지만 현장은 창업을 꿈꾸는 참가자들로 북적여 부딪히지 않고서는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였다.
올해 프랜차이즈 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서울에서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한 변화였다. 무인 빨래방이나 무인 도서관, 무인 주문 시스템 등 ‘사람이 필요없는’ 사업 모델을 들고 나온 업체들이 늘어났고 이런 부스에는 설명을 듣는 사람들로 붐볐다. 모바일로 체크인하고 결제하는 시스템을 통해 직원이 단 한 명도 필요없는 무인 스터디 카페 ‘플랜트’도 그 중 하나였다. 플랜트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대 직영점을 연 후 지난달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했다”며 “사업을 한지 얼마 안됐지만 벌써 11호점 오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객들이 셀프로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키오스크’를 판매하는 곳은 창업자보다는 이미 가게를 영업 중인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무인 결제 키오스크 사업을 하는 나이스 글로벌 컴퍼니 부스에서 만난 직원은 “본사 차원에서 아직 키오스크를 보급하지 않은 프랜차이즈의 점주님들이 직접 문의를 주시는 경우도 많다”며 “작은 카페 같은 경우는 키오스크를 놓고 사장님 혼자서 운영하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이 부스에서 직원의 설명을 한참 동안 듣고 팸플릿을 들고 나오던 A씨 역시 인천에서 중식집을 3년째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였다. A씨는 “올 들어 재료 값은 20%, 인건비도 20%가 올라 부담이 크다”며 “기존에 아르바이트 2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키오스크를 설치해 이를 줄일 수 있는지 알아봤다. 조금 더 따져봐야겠지만 가성비가 나쁘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300여 개 업체, 450여 개 브랜드, 600개 부스 규모로 꾸며진 이번 행사에는 무인 프랜차이즈 외에도 가정간편식과 배달도시락, 노인 돌봄 서비스, 펫 서비스 등 사회상을 반영한 다양한 프랜차이즈 부스가 운영됐다. 이 행사는 3일까지 코엑스 1층 A·B홀에서 개최된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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