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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워치] 통상전쟁 최대 피해국인데...전략·조직도 없는 한국

<트럼프 "수입철강 25% 관세">

철강·세탁기 대미수출 감소에

中과의 중간재 교역도 직격탄

한국수출 벼랑끝으로 몰리는데

정부, 新통상 대책은 하세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무역전쟁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철강과 세탁기 등 우리 주력품목의 미국 시장 수출선은 잘려나갔다. 반도체마저 트럼프 대통령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을 건너 미국으로 향하던 우리 부품·중간재 수출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보호무역주의가 창궐하며 한국 같은 약소국의 ‘안전판’ 역할을 해주던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는 유명무실해졌다. 뒤바뀌는 세계 통상질서에 우리 수출이 ‘백척간두’의 위기로 몰리고 있지만 통상당국은 이에 맞설 전략도, 조직도 갖추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자국 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산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일괄적으로 부과할지, 일부 국가를 제외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 이 같은 내용의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할 방침이다.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무역전쟁의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에서 미국의 조치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관련 분쟁을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미 철강수출 1위 국가인 캐나다는 “우리 무역 이익과 노동자들을 지키기 위해 상응하는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미국의 조치에 상응하는 강도로 우리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며 보복관세를 예고했다.

우리 수출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철강 ‘관세 폭탄’과 세탁기·태양광모듈 등에 대한 세이프가드로 대미 수출감소가 예고돼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중국산 제품이 사라지면 중국으로 수출되던 우리 중간재 수출도 급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15년 기준 대중 수출 중 부품·반제품 등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달한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삼성·LG 등 우리 제조 대기업은 미국의 직접적 표적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9월 보호무역 기조에 맞춰 신통상전략을 내놓겠다던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통상교섭본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훌쩍 넘었지만 조직개편은 부처 간 줄다리기로 미완인 상태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소낙비 피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장기대책을 포함한 전략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담은 통상 로드맵이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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