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코 질환 가운데 알레르기 비염은 잘 알려져 있지만 ‘비중격 만곡증’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다른 만성 코 질환이 없는데 항상 코가 막히고 목에 가래 같은 것이 있다고 느낀다면 비중격 만곡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사람의 코 안쪽은 비중격이라는 벽에 의해 두 개의 방으로 나뉜다. 비중격이 좌측 혹은 우측 중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치우친 쪽은 반대편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아지게 되고 코막힘이나 수면장애, 수면 무호흡 등의 병적 상황을 겪을 수 있는데 이를 비중격 만곡증이라 한다.
비중격은 선천적 원인 혹은 외상·압박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코 중심에 완벽하게 자리 잡기 어렵다. 실제로는 비중격이 크게 휘어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다는 의미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비중격에 만곡이 있기 때문에 이 자체를 병으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정도가 심한 사람들은 만성적 코막힘, 두통, 빈번한 코피 등의 증상을 호소할 수 있고 이런 경우는 치료가 필요하다.
흥미로운 점은 만곡의 반대쪽 코는 좁은 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어지므로 상식적으로 호흡이 잘될 것 같지만 오히려 점막이 두꺼워지는 탓에 이쪽 역시 호흡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환자들은 코막힘을 호소하게 되고 때로는 코에서 만들어진 점액이 목으로 넘어가 불편함을 초래하는 ‘후비루’라는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비중격 만곡은 비중격 교정술이라는 수술법으로 교정할 수 있지만 만곡이 있다고 해서 모두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비중격이 100% 똑바로 펴져 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만곡의 정도와 증상의 정도가 비례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수술을 하기 전에는 코 전문의사가 면밀히 검진해 약물로 교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는 편이 좋고 약물치료로도 회복될 가능성이 없을 경우에만 수술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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