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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머나먼 워라밸'

하루 11시간 노동·월평균 3일 휴식...고된 노동에 허덕

중기중앙회 소상인 700명 조사





‘하루 11시간 노동, 월평균 3일 휴식’

오늘을 사는 국내 600만 자영업자들의 현실이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삶의 질을 높이자는 정부 주도의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지만 풀뿌리 경제를 책임 지는 자영업자들은 고된 노동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5일 ‘워라밸 시대 속 생활과 생존사이, 대한민국 소상인의 자화상’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음식점업·소매업·도매업 등 4개 업종의 5인미만 전국 700명의 소상인을 대상으로 ‘소상인 일과 삶의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가 담긴 이 보고서에는 자영업자들의 고된 일상이 오롯이 담겨 있다. 조서결과에 따르면 소상인 사업주는 주 6일 이상 업에 복무하며 하루 평균 10.9시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무일은 한 달 평균 3일.

특히 은퇴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음식점업, 소매업의 경우 하루 평균 노동시간이 각각 11.4시간, 11.1시간으로 가장 열악했다. 반면 평균수입은 다른 업종보다 낮게 나타나 노동시간과 수입의 불균형이 가장 심했다.

자영업자들의 노동강도는 100점 만점의 65.6점으로 매우 높았다. 음식점업과 자동차·부품판매업이 각각 70.7점, 68.0점으로 노동강도가 높았고 도매 및 부품판매업상품중개업(62.8점)-소매업(60.7점)이 뒤를 이었다.



노동강도는 높고 수입은 적다 보니 일의 만족도와 삶의 만족도 모두 낮았다. 소상인이 경영자로서 느끼는 일의 만족도는 51.6점으로 지난 2014년 실시한 조사결과 대비 9점 이상 하락했다. 특히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미만(61.0점)에 비해 60세 이상의 만족도(48.4점)가 13점 가량 낮게 나타나 연령이 높을수록 일의 만족도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상인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54.3점으로 2014년(65.9점)에 비해 11점 이상 하락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내수침체, 잇단 노동규제에 따른 비용구조 상승 등으로 장사가 어려워지면서 삶의 질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

삶의 만족도를 세부분야별로 살펴보면 여가생활 만족도가 38.1점으로 가장 낮았고 자기개발·교육(38.8점)-수입(41.3점) 만족도가 하위를 기록했다. 반면 사회적 관계지표인 가족관계965.7점)-인간관계(62.2점) 등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대부분의 자영업이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업이고 자영업자 중에서 가족경영 형태가 많은 결과로 풀이된다.

최윤규 중기중앙회 산업통상본부장은 “최근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해 전 세계적으로 ‘워라밸’이 주목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일·가정 양립지수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낮은 실정”이라며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소상인의 워라밸 요소를 파악할 수 있어 최근 시도되는 근로시간 단축법안 등의 정책에 대한 방향제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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