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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 창출' 방향 잘못 잡은 정부

활동기업 고용 3.3명 최하위인데

벤처·창업 예산 늘리기에만 집중

한국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의 고용창출 능력이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들과 비교해 꼴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창업 기업의 고용창출 능력은 중위권이다. 결국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 일자리를 확보하려면 활동 기업들의 고용창출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데, 정부는 창업 기업의 고용 능력 키우기에만 예산과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5일 창업진흥원의 ‘주요 선진국 창업·벤처 통계 비교 분석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활동기업의 기업당 평균 고용인원은 3.3명으로 조사 대상 30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미국이 17.7명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10명), 룩셈부르크(9.9명), 영국·스위스(8.8명)가 뒤를 이었다.

한국 창업기업의 기업당 평균 고용인원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1.5명으로 14위를 차지했다. 창업기업의 고용창출 능력도 미국이 8.6명으로 가장 앞섰는데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1~2명 수준이라 격차가 크지 않았다.





한국의 활동기업들의 고용 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생계형이거나 영세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활동하는 기업들이 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성장하고, 그 기업들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성장 사다리를 만드는 것도 창업 기업을 육성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현실이 이렇지만 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정부의 지원 방향은 거꾸로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예산만 봐도 창업·벤처 분야(3,922억원)는 지난해보다 9.8%나 늘었지만 활동 기업이 주로 대상이 되는 기술 지원 분야(1조1,806억원)는 0.6% 줄었고, 금융지원(200억원)도 33.3% 줄었다. 수출·판로 지원 분야(1,902억원)는 1.7% 느는 데 그쳤다. 지난 달 초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대 12만개 법인이 창업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정부의 관심이 기존 활동기업보다 창업기업에 쏠려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생존율이 낮은 창업기업들이 만들어내는 고용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정부의 정책 방향에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기업현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의료기기를 제조하는 중소기업의 한 대표는 “이번 정부 들어 코스닥 상장의 문턱을 낮추거나 고용 안정 자금을 지원한다는 정책적 변화는 있지만 당장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부터 시행돼 정책적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현재 활동하는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커져야 고용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활동 기업에 대한 지원도 적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창업기업과 더불어 활동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더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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