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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 이대로 포기해도 좋은가]5년전 실패 낙인 찍힌 阿니켈광산, 이젠 광물公구명줄인데

<1>또 다시 반복되는 '샤워실의 바보'

2006년 참여정부때 '성공적' 평가, 2012년 생산했지만

2013년 朴정부선 용역 통해 "과도한 투자"로 뒤집어

연간 4만톤 생산가능하지만 여전히 '청산 1순위'에

멕시코 광산도 지분정리 수순...자원개발 한계 드러내

광물자원공사의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프로젝트 사업장 전경. 공사는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혁신TF는 정부에 매각을 권고했다. /사진제공=광물자원공사




2008년 당시 참여정부는 5년의 국정을 돌아보면서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코발트 광산을 두고 해외자원개발의 성공 사례로 꼽았다. 2006년 당시 광업진흥공사(현 광물자원공사)가 니켈 매장량이 1억2,5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며 뛰어든 프로젝트였다. 그해 10월 굴지의 캐나다 자원개발업체인 쉐릴사와 일본의 스미모토 등과 합작법인 설립으로 개발은 시작된다. 개발 착수 6년 만인 지난 2012년 공식적으로 니켈 생산에 성공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이듬해인 2013년 박근혜 정부는 용역보고서를 통해 과도한 투자라며 이 프로젝트에 ‘실패’ 낙인을 찍는다. 2014년 상업생산에 성공하고 2015년 ‘재무완공’까지 일궈냈다. 재무 완공이란 해당 프로젝트에서 창출해낸 현금으로 운영뿐만 아니라 대주단 원리금 상환까지 가능한 단계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0년에는 첫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광물자원공사는 샴페인을 터뜨리지 못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가 2021년까지 광물공사가 보유한 해외 광구의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암바토비가 세간의 평가처럼 ‘밑 빠진 독’일 뿐일까. 겉으로 드러난 지표로만 놓고 보면 틀린 얘기는 아니다. 6일 해외자원개발 혁신TF에 따르면 광물공사가 지난 11년간 암바토비 광산에 투자한 금액은 2조666억원에 달한다. 회수금액은 276억원에 불과하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잡아먹었다는 비판도 이 때문에 나온다.

속은 달랐다. 우선 암바토비는 가능성으로는 손꼽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니켈 광산이다. 매장량만도 1억9,000만톤에 달한다. 연산 6만톤 기준으로 따졌을 때 23년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2012년 첫 생산 당시 5,954톤에 불과했던 니켈 생산량도 2015년 4만7,298톤까지 올라서 있다. 부산물로 코발트도 연간 5,600톤 생산할 수 있다. 다만 2017년 예상치 못했던 사이클론 ‘아바’의 영향으로 생산량은 3만5,462톤으로 줄어 있는 상황이다.

광물공사는 생산량 증대와 원가 절감으로 2020년 1억4,800만달러의 첫 영업흑자를 이룰 수 있다고 전망한다. 공사 내부에서 “다른 프로젝트와 암바토비는 차원이 다르다”고 입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 합작사인 스미모토도 “자원개발 40여년 이상의 성공·실패 경험으로 볼 때 암바토비는 향후 경제성이 확인된 잠재력 있는 사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암바토비 광산이 개발에 착수한 지 11년밖에 안 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실패 여부를 평가하기에는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자원시장에서는 암바토비 광산을 두고 짧은 프로젝트 기간에 비해 놀랄 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의 에너지 산업 컨설팅업체인 우드맥킨지는 암바토비 프로젝트를 두고 “생산 개시 후 31개월 만에 생산시험을 달성한 것은 놀라운 일이며 재무완공은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라면서 “전기차 시대의 도래에 따라 니켈·코발트 수요 증가로 수혜가 가장 큰 사업 중 하나”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암바토비와 함께 청산 1순위 대상에 오르내리는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도 마찬가지다. 볼레오 프로젝트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4월 광물공사의 지분 매입으로 사업이 시작된다. 개발 과정 중에 운영사가 도산하는 과정에서 광물공사가 지분을 매입해 해외자원개발 역사상 최초로 우리나라 공기업이 운영사 지위에 올라선 프로젝트다. 지난해까지 투입된 금액은 1조6,474억원이다. 2015년 첫 시제품을 생산했지만 연약 암반 탓에 여전히 자립경영 가능 기준인 ‘전기동’ 생산 3만톤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광물공사는 생산성 문제 개선 등을 통해 2019년 동 생산 3만톤을 달성해 1,9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6,746억원을 들여 2009년 사업을 시작한 파나마 꼬브레파나마 동광사업과 2011년부터 2,546억원을 투자한 칠레 산토도밍고 동광산도 평가가 이르기는 마찬가지다. 두 사업은 모두 아직 개발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광구를 모두 매각할 경우 외환위기 이후 겪었던 ‘헐값 매각’ 논란이 다시 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공기업의 개발기능을 회수하면 우리 자원개발의 냉·온탕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원개발 전문가는 “광구 매각은 많은 돈을 지불하고 어렵사리 얻은 자원 공기업의 경험을 모두 날리는 것”이라며 “지금껏 민간 기업을 이끌었던 공기업의 역할이 사라지고 민간이 이를 대신하게 되면 시기에 따라 냉·온탕을 오가는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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