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글로벌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하락장에 베팅하는 ‘리버스마켓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주식시장이 어느 정도 하락하면 이익실현 매물이 나오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었지만 최근에는 조정이 길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리버스마켓 펀드를 추가 매수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완전히 꺾였다고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리버스 펀드로 방향을 돌리는 것은 위험하다”며 “변동성이 심한 시장의 리스크헤지를 위한 상품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2,168억원이 리버스마켓 펀드로 순유입됐다. 최근 1년간 5,761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증시가 급락한 지난 1월 말부터 설정액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리버스마켓 펀드는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을 이용해 지수나 개별 주가와 반대로 수익률이 나오도록 설계한 상품이다. 올해 들어 불안한 증시가 계속되면서 연초 이후 리버스마켓 펀드 평균 수익률은 6.37%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모든 펀드 유형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대중적인 펀드인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인 -4.12%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개별 펀드로 보면 삼성자산운용 ‘KODEX200선물인버스2X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이 13.45%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미래에셋TIGER200선물인버스2X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 ‘한화ARIRANG200선물인버스2X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이 각각 13.31%와 13.30%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리버스마켓 펀드 상품 총 49개 중 37개가 수익을 내고 있다.
리버스마켓 펀드 상품에 자금이 순유입되는 것은 시장의 약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지난해 증시는 꾸준하게 오르는 추세였기 때문에 올 초까지만 해도 리버스 투자가 급감했지만 2월부터 하락 국면에 들어서면서 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면서 “어느 정도 수입이 나면 이익을 실현하려는 매도가 많이 나오는데 최근엔 시장이 떨어져도 추가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특징은 아주 오랜만에 나오는 특이한 투자 동향”이라면서도 “물가 등을 감안해 국가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는 이상 기업들의 시가총액이나 규모 등도 커진다.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어도 언제든 상승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리버스 투자는 단기적으로 가져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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