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대미특사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과 대화를 주장해온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대북특사로 맞교환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을 미국에 북핵 관련 특사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익명의 한국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특사로 미국을 방문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여러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라며 “김여정이 미국에 특사로 파견되는 사안과 관련된 내용도 미국에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 실장은 미국에 북미회담을 위한 북한의 조건을 전달할 것이며 김정은이 김여정을 특사로 한국에 보낸 것처럼 미국에도 보낼 의향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현재 북핵 이슈 해결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김여정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이어 “김정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하는 메시지의 내용은 파격적이며 매우 특이하다”면서 “미국이 이를 공개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남북한 특사 교환에 이어 북미 간 특사 교환이 이뤄질 경우 북핵 이슈에 급진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내 북핵 대화론자들은 남북의 특사 교환으로 양국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탄 것처럼 북미 간에도 특사 방문 합의를 이끌어 국면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 실장의 방미를 계기로 한미 외교라인이 북미 특사 교환과 대화 채널 재개를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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