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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M760Li xDrive, 12기통 가솔린 엔진의 감동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BMW M760Li xDrive(이하 M760Li)는 7시리즈 최상위 모델이다. BMW가 생산하는 모델 중 유일하게 V12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M760Li는 정말 끝내주는 주행 감각을 보여줬다.







M760Li는 자동차가 갖춰야 할 ‘기본’이 무엇인지를 너무나 강렬하게 보여줬다. M760Li는 기본적으로 7시리즈다. BMW 기함답게 차체가 크다. 길이는 5미터가 넘고 폭은 2미터에 육박한다. 실내 공간 크기를 결정짓는 휠베이스는 3미터가 넘는다(이는 미니밴 휠베이스 길이 정도다). M760Li는 특별한 튜닝을 거쳐 동력성능을 크게 강화한 ‘M퍼포먼스 모델’로 분류된다. 원래 ‘M퍼포먼스 모델’ 차량은 하드코어 스포츠 성능을 지닌 ‘M 모델’의 바로 아래급 성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M760Li는 ‘M 모델’을 능가하는 성능을 지녔다. BMW가 가솔린 엔진 기술의 ‘끝판’을 보여주려고 작심하고 내놓은 모델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V12 가솔린 엔진에 있다. M760Li는 BMW 모든 모델 중 유일하게 V12엔진을 얹고 있다. 6.6리터 V12 엔진은 5,500rpm(1분당 엔진 회전수)에서 최고 609마력, 1,550rpm에서 최대 81.6kg·m 토크를 뽑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7초에 불과하다. 이는 ‘M모델’ 차량을 능가하는 실력이다. 무게 2.3톤인 차량을 가뿐하게 움직이는 V12엔진의 힘이다.

시동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웠다. 실린더 12개가 왕복운동을 하며 내는 희미한 고동소리가 저 멀리서 울렸다. 문을 열고 내려봤다. 실제 밖에서 울리는 엔진 소리는 무척 웅장했다. 실내 방음 수준이 매우 좋음을 알 수 있었다.

V형 12기통 가솔린 엔진은 특별했다. 반질한 얼음 위를 미끄러지는 스케이트처럼 움직였다. M760Li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세련된 주행 감성에 빠져들었다. 12기통 엔진을 만끽하기 위해 속도를 높였다. 가속 페달을 꾹 밟자 예상처럼 시원하게 쭉 뻗어나갔다. 속도감을 느끼기도 전에 계기반 속도 바늘은 오른쪽으로 넘어가 있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0km에서 제한된다.









대형 세단인 만큼 묵직한 느낌은 있지만 M 퍼포먼스 차량답게 민첩했다. 공차중량 2.3t이란 덩치를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다. 코너링과 제동이 중형 세단처럼 가볍다. 하지만 가속 성능은 성난 사자나 들소 같은 짐승들이 떠올랐다. M760Li는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이 장착돼 있다. 주행상황에 따라 뒷바퀴 조향 각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장치다. 저속에서는 회전반경을 줄일 수 있고, 빠르게 달릴 때에는 민첩하고 안전하게 차체를 움직인다. 사륜구동 시스템인 xDrive는 필요시 엔진 구동력을 네 바퀴 모두로 분배해 노면 위에서 최대한의 가속력을 끌어낸다.

7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만큼 뒷좌석에 앉아 럭셔리를 만끽했다. 시트를 조정하면 앞자리 조수석이 앞으로 밀리면서 고개를 숙여 뒷좌석 탑승자의 시야를 넓혀주고, 다리도 쭉 뻗을 수 있다. 실내 조명을 비롯한 선블라이드, 냉난방 등 모든 기능은 뒷좌석에서 조정할 수 있다. 보물찾기하듯 하나씩 새로운 기능을 찾는 기분이 색달랐다. 가운데 장착된 테블릿PC로는 차량과 주행정보 등을 볼 수 있다. 운전자에게 “지금 어디쯤이야?”라고 물을 필요도 없이 앞에 보이는 내비게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M760Li 가격은 부가세 포함 2억2,330만 원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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