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치안감 이상급을 단장으로 한 ‘경찰청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경찰의 댓글 개입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결점이 없고 의혹을 사지 않을만한 사람 중 수사경험이 많은 치안감급 이상의 인물을 찾느라 고민 중”이라며 “이르면 오늘 중, 늦어도 내일까지는 결정해 관여된 사람을 전부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군 사이버사령부의 악플러 색출 전담팀인 이른바 ‘블랙펜 작전’과 관련해 경찰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지난달 경찰청 보안국 내 진상조사팀을 꾸려 2010~2013년 사이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에 근무한 총경급 이하 직원 32명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조사 과정에서 진상조사팀은 A 경정으로부터 “2011년 직원들이 상사로부터 정부정책에 대한 지지 댓글을 게시하도록 지시를 받아 일부 실행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A 경정이 상사로부터 지시를 받고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얘기해 일부 몇사람이 댓글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며 “지시한 인물이 누구인지, 어떤 내용의 댓글을 달았는지는 특별수사단을 통해 수사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는 별개로 2010년 당시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장이던 B 경정이 댓글 게시자에 대한 내사를 진행한 사실도 파악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B 경정은 2010년 12월 경찰청 주관 유관기관 정기 워크숍에 참석했다가 만나 군 사이버사령부 소속 직원으로부터 블랙펜 자료가 담긴 서류와 함께 인터넷 댓글 게시자의 ID와 닉네임, 인터넷 주소(URL) 등 1,646개가 정리된 214개의 파일을 건내 받은 사실도 파악했다. B 경정은 이후 관련 자료를 소속 직원들에게 제공해 게시자에 대한 내사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 경정은 보안사이버수사대에서 근무지를 옮긴 이후에도 관련 자료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 내사 1건, 통신조회 26건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특별수사단을 통해 2011~2012년 사이 경찰청 차원의 댓글작업이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하기로 했다. 또 B 경정이 받은 자료가 내사 및 수사에 활용됐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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