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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민간 우주 개발 시대

안병익의 ‘스마트 라이프’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개발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우주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연 민간 주도 우주 개발은 어디까지 와있는 것일까?







지난 2월 7일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제작한 팰컨 헤비(Falcon Heavy)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날 팰컨 헤비는 마네킹 ‘스타맨’이 탄 테슬라 전기차 ‘로드스터’를 우주로 쏘아 보냈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모터스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전기차를 달을 넘어 화성까지 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발사는 그 선언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스타맨과 로드스터는 반년 동안 태양과 화성 사이의 궤도를 이동한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도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제프 베조스가 소유하고 있는 블루 오리진이 개발 중인 ‘뉴 셰포드 호’는 대기권과 우주를 오가는 최초의 관광 로켓이 될 전망이다. 관광객을 싣고 우주에 다녀올 수 있도록 수직 이착륙 기술도 이미 개발을 끝냈다. 뉴 세포드호의 우주여행 경비는 1인당 약 20만 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괴짜 CEO’로 불리는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도 여기에 동참했다. 2014년 10월 우주여행 시험비행 도중 버진 갤럭틱사의 ‘엔터프라이즈’호가 추락하는 사고를 겪었지만, 최근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우주여행을 다시 준비 중이다. 버진 갤럭틱사의 우주여행 티켓 가격은 25만 달러다.

최근 일론 머스크는 우주 상공에 4,000여 개 인공위성을 띄워 지구 전체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스타링스’ 프로젝트도 시작 했다. 스페이스X는 최근 스타링스 발사 계획을 발표하고 2월 17일 팰컨9 로켓에 2대의 스타링스 인공위성을 실어 우주로 발사했다. 마이크로샛 2a와 2b로 명명된 스타링스 인공위성은 일론 머스크가 공언해 온 4,000여 대 위성시대의 서막이다. 머스크는 늦어도 2020년대 중반까지는 4,000여 대를 모두 발사해 위성을 통한 저비용 인터넷 시대를 열 계획이다.

스페이스X가 전기차를 우주로 실어 보낸 로켓은 지금까지 만든 로켓 중에 가장 강력한 로켓이다. 27개 엔진을 탑재하고 있는 팰컨 헤비는 보잉747 여객기 18대를 합친 강력한 엔진 추진력을 자랑한다. 64t 정도를 싣고 지구 궤도를 벗어날 수 있는 추진력이다.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로켓은 1973년 발사된 새턴V였다. 발사 비용이 약 10억 달러로 9,000만 달러인 팰컨헤비의 11배 수준이었다. 팰컨 헤비의 강점은 부스터를 모두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3개의 부스터 중 양쪽 부스터는 발사 후 8분 뒤 발사 장소로 돌아와 안착하고, 중앙 부스터는 인양선으로부터 100m 떨어진 바다에 정확히 떨어진다. 스페이스X는 부스터를 재사용하기 때문에 발사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스페이스X는 팰컨 헤비보다 더 큰 초대형 로켓 개발도 추진 중이다. 화성에 사람들을 수송하는 빅 팰컨 헤비로켓(BFR)을 개발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BFR에 탑재할 우주선을 오는 2019년부터 시험 비행한다는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열기 위해 얇으면서도 튼튼한 우주복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문 조종사가 아니어도 우주에서 지낼 수 있도록 관련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스페이스X, 블루 오리진, 버진 갤럭틱사가 우주여행 프로젝트를 현실로 만들면서 우주개발에 민간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스페이스X가 화성을 향해 대형 로켓 발사를 성공시키면서 우주개발이 더 이상 미국 항공우주국(NASA)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간 기업의 참여가 본격화 하면서 그 동안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주요 국가가 주도했던 우주개발에 민간 주도 경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머스크나 베조스 등 여러 민간 기업 수장들이 우주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우주 기술 개발을 통해 얻은 기술이 다양한 산업에서 파급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주 기술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투자비용의 8배에 이른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 중 NASA 등 우주개발에서 만들어 낸 제품이 의외로 많다. NASA는 한해 평균 1,500개 이상의 기술을 민간에 이전 하며, 우주 기술 이전을 매우 적극적으로 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진공청소기는 달 탐사 과정에서 땅에 있는 돌 등을 쉽게 채취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다. 우주선을 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열재도 집을 짓는 데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로켓 점화 기술이 활용된 자동차 에어백, 우주복 소재에서 탄생한 고어텍스도 그 파생상품이라 할 수 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지도, 선박, 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GPS도 우주기술이고, 귀 체온계는 적외선으로 별의 온도를 측정하던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브래지어의 모양 유지 기술(형상기업합금), 운동화 에어쿠션, 메모리 폼도 우주기술로 만들어졌다.

민간 기업의 가장 큰 강점은 빠른 기술 개발과 저렴한 투자비용이다. 예컨대 속도 면에서 정부 주도의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민간 기업의 차이는 명확하다. NASA가 목표로 하고 있는 인류의 화성 도착 시기는 2030년이다. 반면 스페이스X는 2024년부터 인류를 화성으로 보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한 해 동안에만 로켓을 18번이나 쏘아 올리면서 NASA를 능가할 정도의 발사 기술을 자랑한 바 있다. 발사 비용도 NASA의 10%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하다.

미국 정부는 그 동안 엄청난 돈을 들여 우주 기술을 개발해 왔다. 매년 평균 약 40조 원 이상이 들어가는 우주 개발 투자에 비해 돌아오는 경제적 성과가 적어 미국 내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2024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대한 운영을 민간 기업에 맡기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향후 정부 주도 우주개발보단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개발을 추진하겠다는 정책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민간 우주 개발 시대가 성큼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우주개발 예산은 일본과 중국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우주개발과 관련해 큰 변화의 순간에 직면해있다. 앞으로 민간의 우주 개발 참여가 점차 늘어나면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기술 경제적 파급 효과를 정확히 분석해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 시대에 서둘러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민간 기업들이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기술 개발을 주도 할 수 있도록 과감한 개방과 함께 민간 우주개발 시대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

※편집자주: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안병익 대표는…
국내 위치기반 기술의 대표주자다. 한국지리정보 소프트웨어 협회 이사, 한국공간정보학회 상임이사, 한국LBS산업협의회 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포인트아이 대표이사를 지냈고, 지난 2010년 위치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 씨온(현 식신 주식회사)을 창업해 현재 운영 중이다.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글_안병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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