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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에 취하고 매화에 홀리고 봄꽃 보러 떠나는 남도 여행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지독히 추었던 겨울도 어느덧 끝이 보인다. 가장 먼저 겨울을 떠나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곳은 남쪽이다. 제주도부터 시작되는 봄기운은 남쪽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퍼져나간다. 성급한 마음에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봄을 느끼고 싶다면 전남 광양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포춘코리아가 아름다운 봄꽃이 가득한 전남 광양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광양매화마을 전경




매화마을을 수놓은 매화꽃



서울에서 자동차로 5시간 여를 달리면 봄의 기운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전남 광양 옥룡사지에 도착한다. 이 곳에는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꽃망울을 터트리는 동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옥룡사지를 향해 올라가다 보면 이내 동백나무 숲을 마주하게 된다. 붉은 빛깔이 영롱한 동백꽃을 보고 있으면 비로소 봄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동백나무 숲을 거닐다 보면 저 멀리 우물 하나가 보인다. 이 우물물을 마시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으니 참고하자.


옥룡사지를 붉게 물들인 동백꽃


옥룡사지로 가는길에 만날 수 있는 우물.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다.


옥도선국사의 수제자 통진대사의 부도



우물 뒤로 시선을 돌리면 작은 연못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연못 옆으로 산책로 ‘도선국사 참선길’이 펼쳐진다. 짧은 참선길 산책을 마치면 비로소 옥룡사지와 마주하게 된다.

옥룡사는 신라시대 풍수지리의 대가로 알려진 도선국사가 신라 말에 창건한 절이다. 세월의 풍파 속에 절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절터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하지만 도선국사가 절을 세울 당시 땅의 부족한 기운을 보완하기 위해 심은 동백나무는 여전히 옥룡사지를 지키고 있다. 7,000그루 이상의 동백나무로 구성된 이 숲은 현재 천연기념물 제489호로 지정돼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



절터를 가로질러 낮은 언덕길을 오르면 2002년에 복원한 도선국사와 그의 수제자 통진대사의 부도(浮屠·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안치한 묘탑)가 나온다. 사유지였던 주변을 광양시가 매입해 발굴·조사한 후 탑비전지를 조성했다. 이곳에서도 동백꽃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곳곳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 한 송이를 주워 기념으로 간직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하다.

광약까지 먼 길을 달려와서 동백꽃만 보고 갈 순 없다. 옥룡사지에서 한 시간여를 달리면 하얀 매화꽃으로 가득한 매화마을을 만나볼 수 있다. 매화마을을 중심으로 굽이굽이 펼쳐진 섬진강변이 새하얀 꽃잎으로 물들어 절경을 연출한다. 매년 3월이면 ‘광양매화축제’가 열린다. 축제 기간에는 길가에 늘어선 행사 부스와 인파로 북적인다. 지난 2017년에는 아쉽게도 AI 확산 방지 차원에서 축제가 취소됐다. 올해는 큰 이변이 없다면 3월 17일부터 25일까지 9일간 매화마을 일대에서 축제가 펼쳐진다. 국내에서 정말 제대로 된 꽃구경을 하고 싶다면, 단언컨대 ‘광양매화축제’를 첫 손가락에 꼽을 만하다.


청매실농원 장독대 사이사이마다 핀 매화


청매실농원에 가득한 장독대. 사진촬영 명소로 손꼽힌다.



매화마을에서 기념 촬영하기 가장 좋은 장소를 찾고 싶다면 청매실농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이곳에는 수천 개의 장독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커다란 장독을 배경으로 찍는 기념사진은 색다른 멋을 선사한다. 장독을 뒤로하고 청매실농원을 거쳐 전망대에 오르면 언덕 넘어 초가집이 보인다. 영화·드라마의 단골 촬영지로 유명한데, 밤에는 야경을 찍으려는 사진 동호인들로 북적인다.

마지막으로 매화마을의 전경을 보고 싶다면 전망대에 올라보자. 이곳에 올라서면 함박눈이 내린 것처럼 새하얗게 덮인 매화가 그야말로 장관을 연출한다. 매화나무를 따라 이어진 길, 그 옆으로 조성된 단아한 기와집도 매화마을에서 놓칠 수 없는 또 다른 볼거리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자료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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