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LG전자가 이번 BMW 물량 확보로 또 한 번의 퀀텀점프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이미 LG전자 VC사업본부 매출이 올 하반기부터 ‘분기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같은 성장세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도 대규모 추가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은 2000년대 초반부터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부품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막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적자를 면하지 못했지만 구본무 LG그룹 회장,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등 오너가와 관련 계열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왔다.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 선도=LG전자는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가 봇물을 이룰 5G 시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텔레매틱스 시장 1위지만 5G 텔레매틱스 개발에서 뒤처질 경우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만을 인수한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CES2018)에서 2021년 5G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출시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순위가 언제 뒤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과의 협업에 돌입했다.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공동연구소를 설립하고 초연결 자동차 기술 개발에 힘을 보태기로 한 것. 당시 김진용 LG전자 부사장은 “커넥티드카 부품 업계를 주도해온 LG전자와 세계적인 통신용 반도체 기업 퀄컴의 기술력으로 주요 완성차 고객들이 자율주행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퀄컴 이외에도 최근 굵직한 협업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글로벌 고정밀 지도기업 히어 이외에 △반도체기업 NXP △독일 지능형 주행보조시스템 기업 ‘헬라 아글라이아’ △차량용 보안 분야 강자 하니웰 등과 자율주행사업 기술개발을 함께하기로 했다.
◇하반기부터 실적 퀀텀점프…내년부턴 흑자 전망=업계에서는 이번 BMW 텔레매틱스 수주 이외에도 실적 개선 여지가 많다고 내다본다. 기존 수주들이 올 하반기 매출에 본격 반영되면서 ‘분기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전자는 GM을 비롯해 인도 타타자동차, 중국 둥펑자동차·지리자동차·이치자동차 등과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증권업계에서 보는 2018년 실적 전망치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9,980억원, -430억원 수준. 영업이익의 경우 여전히 적자지만 매출은 2017년보다 14%가량 증가한 수치다. 2019년 매출은 올해 대비 4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분기 매출은 올 3·4분기부터 1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예측이 많고 2019년부터는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5G 서비스가 본격화될 경우 자율주행·전기자동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LG가 강점을 지닌 통신모듈·구동모터·배터리 등 다양한 전장부품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카오디오 등의 강자인 하만을 인수하며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면서 “오스트리아 전장부품 기업 ZKW 인수 등 LG가 전장 입지를 넓히기 위한 과제가 산적한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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