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지난 주말 최 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하나은행에 친구 아들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주말 동안 긴급 해명자료를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대응해왔지만, 끝내 물러나기로 한 겁니다.
특히 임원들로부터 받는 우수 인재 추천 전형일 뿐이라는 최 원장의 해명은 은행권 채용비리의 새로운 뇌관이 될 전망입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인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석연찮은 해명 끝에 결국 사의를 표했습니다.
최 원장은 지난 주말 의혹이 터진 이후 그룹 임원들로부터 공개적으로 받았던 우수 인재 추천전형일 뿐이라고 해명해왔습니다.
연락이 와서 이름을 전달했을 뿐 점수를 조작하는 등 비리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나 금감원으로부터 채용비리 검사를 받는 금융권에서 이중잣대라며 불만이 터져나 왔고, 정치권에서도 이름을 전달한 행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최 원장은 물러날 뜻을 밝혔지만 “임원 추천 채용이 있었다”는 해명은 앞으로 더 큰 논란을 낳을 전망입니다.
만약 최 원장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하나금융 임원들의 지인 자녀는 서류전형을 통과하는 특혜를 누렸던 셈입니다.
우선 하나은행 측은 “그런 식의 전형이 있지 않다”며 임원을 통한 우수 인재 추천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최 원장이 ‘단순 전달’이라며 공감하기 어려운 해명을 적극적으로 한 것을 두고, 관행적으로 행해지던 일이라 이 자체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최 원장은 사의를 표하기 전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꾸려 스스로 조사를 받겠다면서도 “인사에 간여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되풀이했습니다.
최 원장은 앞으로 조사 과정에서 이같은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큽니다.
임원들에 의한 우수 인재 추천이 관행적으로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은행권 채용비리 문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됩니다. /정훈규기자cargo29@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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