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도요타·GM 제치고 품질 인정…유지보수 부품도 현대모비스가 공급
기업·정부·코트라 3자 합작 빛발해 국내 기업 유엔 조달시장 속속 개척
앞으로 유엔(UN) 총회와 각종 국제 회의에서 주요 인사들이 현대기아차(000270)를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사상 최초로 UN과 전 세계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차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따내면서다.
14일 현대차(005380)와 기아차, 코트라(KOTRA)는 최근 UN 본부에서 시행한 기관용 차량입찰에 참여해 대규모 물량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규모는 약 1,200만달러(130억원)이며 앞으로 5년 간 약 1,000여대의 차량을 납품한다. 이번 입찰을 통해 UN에 공급하는 차량은 아반떼와 쏘렌토, 프라이드, K3, 쏘렌토 등이다. 지난 2010년 420대 규모의 중형버스 납품에 이어 두번째 쾌거다.
이번 계약으로 UN 총회는 물론 안전보장이사회, 경제사회이사회, 신탁통치이사회, 국제사법제판소, 사무국 등 주요 산하 기구의 인사들이 현대기아차를 관용차를 타고 업무를 보게 된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이번에 세계 최초로 전 세계 유엔 산하기관에도 관용차를 납품하는 계약까지 체결했다. UN은 현재 스위스 제네바에 사무국을 두고 미국 뉴욕과 오스트리아 비엔나, 케냐 나이로비 등에 지역사무소를 두고 있다. 지역 사무소들도 현지 구호 활동 등을 할 때 현대기아차를 이용하게 된다.
또 현대기아차는 이번 입찰 과정에서 현대모비스를 부품 공급사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UN 기관 차량의 유지보수 부품도 국내 기업이 공급하게 된다. 완성 차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의 품질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이번 계약은 현대차가 일본과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들을 제치고 따낸 것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UN은 주요 국제행사에서 관용차를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차를 이용해왔다. 이 때문에 일본차들은 전 세계 주요 매체가 UN 관련 보도를 할 때 직간접적으로 홍보 효과를 누려왔다. 하지만 이제 현대기아차가 유엔은 물론 산하기관까지 차량을 납품하면서 CNN이나 BBC 등 전 세계 언론을 브랜드가 직접 노출돼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UN 공개 경쟁 입찰에서 기존 공급자였던 도요타와 GM 등 유수의 경쟁사를 제치고 공급사로 선정된 것은 품질과 경쟁력을 인정받은 뜻 깊은 성과”라며 “UN 조달시장 진출성공을 토대로 전 세계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각국 조달시장 참여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UN 조달 시장은 지난 2000년 이후 국제 정치와 경제 이슈를 둘러싼 UN의 역할이 커지면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UN 조달 본부 및 산하 기구를 포함한 총 조달 규모는 약 177억 달러(약 18조원·2016년 기준) 수준이다. 한국 기업의 UN 조달 시장 참여 실적은 전년 대비 11.55%가 증가한 2억 달러, 점유율 1.21%로 전체 UN조달국 중 상위 18위다. 2011년만 해도 UN조달국 중 조달순위 70위에 했지만 정부와 기업, 코트라의 합작해 UN조달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고 있다./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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