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기 제조사 가온미디어는 2005년 유럽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자사 제품이 알려지며 주문이 늘기 시작했는데 현지 창고가 없어 다 잡은 고객을 놓칠 뻔했던 것. 다행히 당시 코트라(KOTRA)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동물류센터를 이용하게 해주면서 유럽 수출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또 가온미디어는 미국 뉴욕·브라질 상파울루 등에서 코트라 마케팅 지원을 받아 해외 시장 개척에 큰 힘을 얻었다.
섬유가공 업체 삼일방은 지난해 상반기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코트라 도움을 받았다. 미국 진출을 고심 중이었는데 코트라 M&A지원팀에서 스위스 기업의 미국 법인 매물이 나온 것을 알려줬다. M&A 경험이 없던 삼일방은 코트라 지원으로 미국 법인 BQY 인수 및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삼일방은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을 활용해 중남미 시장까지 공략 중이다.
종합컨설팅 기관인 코트라의 맞춤형 지원 사업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수출 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코트라가 채워주는 방식이 새 먹거리 창출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이다. 15일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코트라의 강소 기업 발굴·육성 프로그램 ‘월드챔프’ 사업에 참가한 60개 기업 중 26개(43%)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대표적으로 경동나비엔은 보일러 본고장인 유럽 시장 공략을 코트라와 함께 했다. 2012년 월드챔프 사업에 참가하며 다양한 마케팅을 벌였고 그 성과로 2013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했다. 2015년엔 영국 수출액이 1년 만에 2만6,000달러에서 113만달러로 늘어나기도 했다. 브레이크 부품 기업인 상신브레이크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코트라 지원을 받았다. 전시회·세미나·바이어 방한 초청 행사 등을 병행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매출을 늘리며 2014년 중견기업 반열에 올랐다. 코트라 관계자는 “월드챔프 사업이 시작된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월드챔프 참가기업은 838개에 달하고, 이들 기업의 수출성과는 128억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코트라는 올해부터 ‘중견기업 전용 맞춤형 사업’까지 맡게 됐다. 예비 중견 기업 등을 선정해 이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직전년도 수출 실적이 전체 매출액의 20% 미만인 기업 등이 대상이다. 코트라는 올해 100개 기업을 선정, 최대 5년간 해외 홍보·M&A·유통망 확장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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