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다사니·산펠레그리노·네슬레퓨어라이프·아쿠아·아쿠아피나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생수 대부분에서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들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프레도니아 뉴욕주립대 미세 플라스틱 전문 연구원 세리 메이슨이 이끈 연구팀은 “생수들이 플라스틱에 광범위하게 오염됐다”며 “생산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과 BBC방송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비영리 매체 ‘오브미디어’(Orb Media)는 이들에게 조사를 의뢰했으며 조사 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연구원들은 브라질과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케냐, 레바논, 멕시코, 태국, 미국 등지에서 시판되는 생수 250개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에비앙, 산펠레그리노, 아쿠아피나 등 유명 생수를 포함, 전체 조사 대상 생수 가운데 93%에서 플라스틱 조각들이 발견됐다. 이들 플라스틱 조각은 폴리프로필렌 및 나일론과 뚜껑으로 사용되는 페트(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였다.
연구원 메이슨은 “생수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조각 가운데 65%는 플라스틱 파편들이었다”며 “생수 제조과정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플라스틱 조각 대부분은 생수병 자체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는 뚜껑에서 나왔거나 생산 공정에서 들어가기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한 통의 생수병에서 최대 1만 개의 플라스틱 조각들이 나왔다”면서 “나오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리터(ℓ) 당 평균 10.4개의 플라스틱 조각들이 나왔으며 이보다 더 작은 플라스틱의 경우는 리터(ℓ)당 평균 325개가 검출됐다.
이에 대해 생수 생산업체들은 BBC방송에 “생수 생산 공장은 엄격한 기준을 토대로 운영된다”며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가 존재하지 않고 시험을 할 수 있는 규격화된 방법도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수에 함유된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떤 해를 끼칠지 여전히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메이슨은 “암 발생 가능성 증가나 정자 수 감소, ADHD 및 자폐증 증가 등과 관련이 있다”며 “이런 증상들이 환경 속 합성화합물 존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이런 합성화합물이 인체 내로 유입되는 통로가 된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조사 결과가 재앙 수준은 아니며 다만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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