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체투자 시장의 양대 산맥인 ‘블랙스톤’과 ‘브룩필드’가 국내 부동산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블랙스톤은 최근 아시아 시장에 투자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부동산 펀드 투자자 모집을 완료, 대규모 실탄을 확보했다. 브룩필드는 한국 사무소에 핵심 인재를 확충해 외연 확장에 나섰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은 최근 70억달러(약 7조4,500억원) 규모의 ‘블랙스톤리얼 에스테이트파트너스(BREP) 아시아 II’ 자금 모집을 마쳤다. 아시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 중 최대 규모다. BREP 아시아 II는 연 20% 이상의 고수익을 추구하는 오퍼튜니티 펀드다. 블랙스톤은 이 펀드로 국내 부동산에 공격적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스톤은 지난 2016년부터 적극적으로 한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캐피탈타워(현 아크플레이스)를 4,500억원에 인수하며 국내 투자에 나섰고 경기 안성과 용인의 물류센터 2개를 사들였다. 여의도 IFC나 청계천 시그니처타워, 싱가포르투자청(GIC)의 물류센터 포트폴리오 및 현재 매각 중인 종각역 인근 센트로폴리스 입찰에도 참여했다.
인프라 투자로 유명한 캐나다의 대체투자 운용사 브룩필드도 한국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홍콩 브룩필드 파이낸셜에서 근무하던 서원빈씨를 한국 대표로 영입했다. 브룩필드는 삼성생명 출신의 이진석 대표가 한국 사무소를 맡아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투자를 주선해왔다. 서 대표가 합류하며 한국 부동산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룩필드는 2016년 여의도 IFC를 사들이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인수가는 2조5,500억원으로 운용사가 투자 목적으로 사들인 국내 상업용 부동산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 대표는 브룩필드가 IFC를 인수할 때 자문 역할을 했다. 블랙스톤의 캐피탈타워 인수도 주선하는 등 글로벌 운용사의 한국 부동산 투자를 돕기도 했다.
부동산금융 업계에서는 전열을 정비한 블랙스톤과 브룩필드가 국내 부동산 투자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부동산자산운용사들은 비중이 컸던 중국을 벗어나 아시아 내 다른 지역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리얼캐피탈애널리틱스(RC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실물 자산 거래 규모는 362억달러로 전년 대비 6% 줄어든 반면 한국은 143억달러로 7% 증가했다.
리서치기관인 IRE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블랙스톤의 부동산 관련 자산운용 규모는 1,661억달러로 세계 1위, 브룩필드는 1,480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강도원·고병기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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