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대내외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향후 1~2년 사이 조정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이런 악재와 여건을 감안해도 아직 저평가돼 있습니다. 코스피 상승률이 작년보다 떨어질 순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투자하기에 유리한 환경입니다.”
‘가치투자의 대가’라고도 불리는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15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신영자산운용 2018 투자자포럼’에서 “올해는 지수 상승보다는 개별기업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쪽으로 투자 방향을 잡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열린 투자자포럼은 신영자산운용 펀드 운용역과 투자자들이 직접 만나 운용 성과를 공유하고 투자전략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자리다.
허 대표는 우선 “지금의 글로벌 경기 확장은 상당 부분 초저금리, 유동성 확대 정책의 결과”라며 “미국은 보호무역 강화로 무역전쟁을 촉발하고 있고, 한국은 저성장·고령화·청년실업·가계부채 등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국내 경제 환경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1998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등 10년 주기로 대폭락이 있었던 만큼 위기가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위기가 언제 올지를 고민할 게 아니고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위기에 투자수익률을 가질 수 있느냐 못 가지느냐는 10년 후 내 자산의 10배 차이를 가져온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이런 위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가치주’ 투자를 재차 강조했다. 냉철하게 기업 가치를 평가해 시간에 투자하는 방법이 가장 현명하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고 내재가치가 확실한 가치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경제는 주기적으로 반복되지만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돈을 쌓는다. 단기적으로 손해를 봐도 장기적으로 손해 보지 않는 주식은 어려운 투자환경을 헤쳐나갈 수 있는 자산운용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근거로 들며 국내 주가가 재평가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허 대표는 “미국이 지난 2009년 이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300%나 올랐지만 코스피는 60%밖에 오르지 못했다”며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따져도 국내 증시는 여전히 글로벌 최하위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대부분 150조원으로 전망했으나 코스피의 PER은 2016년 이후 오히려 낮아지는 모습”이라며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봐도 주가는 20% 올랐는데 실제 주식 가치는 오르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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