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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상8하' 벽 넘어선 왕치산...2인자로 '화려한 귀환'

퇴임 5개월만에 실세 부주석 선임

美·中 무역전쟁 소방수 역할 기대

개헌으로 절대권력 굳힌 시진핑

국가·군사위 주석 만장일치 재선출

리커창, 총리 유임 성공했지만

習책사 류허에 주도권 넘길 듯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만장일치로 당선된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이 자신의 ‘오른팔’로 화려하게 복귀한 왕치산 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시진핑의 오른팔’ ‘부패 호랑이 저승사자’ ‘부실기업 특급 소방수’ 등 각종 타이틀을 보유한 중국 정가의 백전노장 왕치산이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해 10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직후 중국의 ‘7마리 용’으로 불리는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물러난 후 5개월여 만에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으며 중앙무대로 돌아온 것이다.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라는 전통적인 중국 최고지도부 인사 원칙의 벽을 넘어선 왕치산은 명실상부한 중국 권력 2인자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임기 2기는 물론 그의 집권연장 기반 닦기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통상 분야에서 이미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은데다 공산당 사정기관인 기율위 서기로 5년간 활동하면서 권력 무대의 서슬 퍼런 칼잡이 역할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한 왕치산은 이제 시진핑과 긴 운명의 여정을 같이하며 종신 황제의 호위무사를 자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1일 개헌을 통해 장기집권의 문을 연 시 주석은 1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과 중앙군사위 주석에 재선출되며 1인 황제 권력을 공식화했다. 시 주석은 이날 투표에서 참석자 2,970명의 만장일치로 연임 주석에 뽑혀 개헌 헌법에 손을 올리고 선서하며 두 번째 국가주석 임기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시 주석이 공산당 총서기, 국가주석, 군사위 주석이라는 타이틀 3개를 차지하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중국의 현대판 황제로 절대권력을 휘두를 수 있게 됐지만 정작 이날 투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인물은 69세의 노장 왕치산이었다. 시 주석과 리잔수 상무위원장이 만장일치로 당선된 뒤 왕 부주석이 찬성 2,969표, 반대 1표로 당선을 확정 짓자 회의장에서는 시 주석의 당선 확인 발표 때보다 더 요란한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중국 정가에서는 지난 5년간 중국 반부패 사정을 진두지휘한 왕치산이 시 주석 집권 2기 당정군 절대권력 구축을 보조하며 집권연장과 종신 지도자의 기틀을 다지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중화권 매체들은 왕 부주석이 서열상으로는 7마리 용인 상무위원 밑이지만 실제 권력서열은 리커창을 앞서는 2위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그의 복귀로 중국 최고지도부 내부의 인사규칙이었던 7상8하는 사실상 용도 폐기됐다. 헌법에서 국가주석 3연임 제한 규정을 삭제한 시 주석의 집권연장 가도에 더 이상의 걸림돌은 없는 셈이다.

시진핑과 마찬가지로 농촌으로 강제 하방된 경험이 있는 왕치산은 그의 오랜 정치적 동지다. 1969년께 산시성 농촌 마을인 량자허촌으로 돌아가던 시 주석을 왕 부주석이 자신의 숙소로 불러 한이불을 덮고 잤다는 일화는 정가에서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경제 분야에서 1998년 광둥성투자신탁공사 파산 문제 해결로 능력을 입증한 왕 부주석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부총리로서 미국과의 전략경제대화를 이끌며 대미 협상력도 인정받았다. 글로벌 경제계에서는 왕 부주석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갈등을 해결하는 통상 분야의 특급 소방수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전인대는 18일 시 주석이 지명한 리커창을 총리로 재승인했다. 리 총리는 이번 유임으로 총리 자리는 지키게 됐지만 시 주석의 경제책사인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에게 주도권을 대부분 넘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인대는 또 이날 중국 인민해방군의 최고지휘부인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쉬치량 현 부주석과 장유샤 장비발전부 부장을 선임했다. 새로 부주석에 오른 장유샤는 시 주석과 같은 산시성 출신이다. 그의 부친인 장중쉰 상장은 국공내전 때 시 주석의 부친인 시중쉰과 서북 야전군에서 함께 싸운 전우로 알려져 있다.
/홍병문기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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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국제부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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