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관(삼성서울병원)·명우재(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이혜원·김호(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을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저널’(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 온라인판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2002∼2006년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중 질환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30만여명을 최장 12년 간 추적관찰했는데 725명(0.24%)이 자살했다. 10만명당 241명꼴이다.
연구팀은 빅데이터를 토대로 연령·성별(인구통계변수),흡연·음주·운동(생활습관변수), 정신·신체장애, 검진·신체검사 결과와 자살위험 간 상관관계를 종합분석했다.
그 결과 파킨슨병, 우울장애(우울증), 강박장애, 남성, 연령 증가, 혈청 아스파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 수치 상승 등 6가지가 자살위험을 높이는 변수였다. 자살위험은 파킨슨병을 앓을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4.72배, 남성이 여성보다 3.36배 높았다. 파킨슨병은 떨림과 경직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신경계 퇴행성 질환으로 60세 이상 노인에서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하게 발병한다. 우울장애를 앓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38배, 나이는 한 살씩 들 때마다 1.18배 자살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도관 교수는 “장기 추적관찰을 통해 자살위험을 높이는 요인들을 식별해낸 만큼 집중적인 자살감시·예방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도파민 분비를 조절하는 뇌 흑질·선조체 이상에 따른 파킨슨병이 자살 충동성을 크게 높이므로 파킨슨병 환자의 신경정신병적 위험요인에 대해 철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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