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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살리기 위한 직접생산확인제도 ‘방어막‘ 뚫렸다

제조기반 중소기업의 건전한 성장을 막는 ‘조달제도’ 보완 시급

CCTV 직접생산확인제도 ‘방어막‘ 뚫렸다




국내 중소 제조업 보호를 위해 시행중인 직접생산확인제도의 방어막에 큰 구멍이 났다. 정부는 제조 시설 없는 기업의 공공조달시장 참여를 불허하고 있지만, 저가 수입산을 국내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이 크게 늘어나면서 제도 시행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특히 CCTV의 경우 국산의 탈을 쓴 수입산이 이미 시장을 절반이상 장악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직접 생산 시설을 갖추지 않은 기업도 직접생산확인 제도를 손쉽게 통과하고 이를 근거로 조달 시장에 참가하면서 정작 제조업 기반 중소기업이 피해를 보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제조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직접생산확인 제도가 부실하게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은 감사원 감사결과에도 잘 드러나 있다. 감사원은 2017년 조달청, 중소기업중앙회 등을 대상으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도’ 운영실태를 점검하면서 직접생산증명의 부실 운영을 질타했다. 정부의 부실 관리로 입찰 담합과 생산기준 위반 등의 부작용이 끊이지 않는다는 충고였다.

특히 첨단산업, 보안산업 등과 연계된 공공 조달은 국내 생산 기반의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CCTV같이 국민 사생활과 미래산업이 공존하는 분야는 향후 미래 제4차 산업 발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첨단기술 기반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영수 한국첨단안전산업협회 회장은 1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공공조달 시장에서 CCTV의 60%가 국산으로 둔갑한 수입산”이라며 특히 중국산 저가 공세 및 직접생산확인 제도의 문제점을 꾸준히 주장했다.

이 회장은 “현재 중소기업을 지원하고자 마련한 직접생산자확인 제도가 현행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한 악용의 소지가 짙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국내 공공 CCTV의 60%가 국산으로 둔갑한 외산 CCTV로 납품되고 있다”며 “CCTV뿐만 아니라 국내 가로등의 조달공급도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우선 가로등은 지자체별로 규격이 달라 표준화가 힘들고, 특히 지역 업체와의 결탁 등으로 매년 많은 국고가 낭비되고 있다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개선책은 정부가 하루빨리 표준 규격을 정하고 공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 가로등이 표준화되면 미래산업으로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건설에서도 중추적인 허브 역할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원가 절감으로 세금 절약과 함께 고품질 가로등 공급으로 제조 산업의 진흥을 꿈꿀 수 있게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원래 공공기관 조달은 생산시설을 갖춘 전문 중소기업 간 선의 경쟁을 유도하고 국내에 생산 시설을 둔 제조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데, 현실은 공공기관 조달 목적과는 반대로 조달시장이 작동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회장은 “특히 시스템발주라는 편법을 동원한 전문 유통회사들의 조달시장을 장악하고 생산기반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패키지로 공공기관의 조달 물량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CCTV 산업은 4차 산업혁명에 핵심인 지능형 CCTV로 진화하면서 연구개발만 매년 수백억이 투자되는 첨단산업이다. 공공조달 시장의 건전성을 회복하거나 일부 업체만 독점 납품하는 폐단을 이른 시일 안에 타파해야 진정한 중소기업이 산업경쟁력을 갖게 된다.

현재 시행 중인 직접생산자확인 제도는 그 순수한 정책적 지향점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저가 완성품 수입에 의존하는 유사 생산업체들 때문에 정작 기술력을 갖춘 국내 중견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되는 모순점을 낳고 있다.

이제는 허술한 직접생산자확인 제도의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견실한 중소 제조업체조차도 기존 생산시설을 줄이고 저가 중국산 모듈 부품에 하우징만 씌워 조달하는 불법 아닌 불법에 편승하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러한 직접생산자확인 제도의 문제를 파악하고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마련을 위해 정부에 제도 보완을 건의하고, 유관단체, 업계 대표들과 협의를 통해서도 개선책 마련에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장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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