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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키트로 몰려가는 바이오·제약사

JW홀딩스·GC녹십자 등

정확도 높인 체외진단키트 개발

의약품 생산·유통 강점 접목땐

마케팅·매출 시너지 효과 기대

진단키트 전문기업과 경쟁 후끈





신약 개발에 주력해온 국내 바이오·제약기업들이 잇따라 진단키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의약품 생산과 유통이 강점인 바이오·제약기업이 진단키트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과의 주도권 경쟁도 달아오를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JW홀딩스(096760)는 최근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진단키트의 상용화를 목표로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연세대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췌장암 진단키트는 계열사인 JW바이오사이언스가 연구개발과 임상시험을 전담할 예정이다. 기존에 말기 췌장암 환자를 판별하는 제품은 있었지만 혈액으로 초기 췌장암 환자를 구별하는 진단키트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앞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진단율이 90%가 넘을 만큼 정확도가 뛰어났고 다른 암과 췌장암을 구분해내는 기능도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GC녹십자(006280)도 암 발병 여부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암 진단키트 개발에 나섰다. 지난 1980년대부터 일찌감치 진단키트 시장에 뛰어든 GC녹십자는 2003년 의료기기 사업을 분사해 GC녹십자엠에스(142280)를 설립하는 등 지금까지 20여종의 진단키트를 상용화했다. 새로 개발하는 암 진단키트는 세포 치료제 전문기업인 GC녹십자셀(031390)이 연구를 진행한다.

LG화학(051910)은 지난해 7월 충북 청주시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진단키트 생산을 위한 전용공장을 준공했다.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 결핵 등 12종의 진단키트를 연간 1,900만개까지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다. LG화학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068270)도 지난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최적화한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유럽 수출을 시작했다. 국내 중소기업과 공동 개발한 이 제품은 바이오의약품을 정기적으로 투약하는 자가면역질환자의 혈액 내 약물 농도와 항체 농도를 측정해준다. 검사 결과에 따라 의약품의 투약 시기와 용량을 체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비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회당 평균 200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기존 자가면역질환자용 혈액분석 진단키트와 달리 검진비용을 50달러 이하로 대폭 낮춰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메디프론(065650)도 알츠하이머 치매를 조기에 판별할 수 있는 진단키트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기존 치매 치료제 개발을 통해 구축한 노하우를 진단키트를 접목해 검사 정확도를 9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치매 증상이 발현되지 않은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도 구별해낼 수 있어 상용화에 성공하면 건강보험 재정에도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람의 몸을 진단해 질병을 판단하는 기술은 크게 체내진단과 체외진단으로 나뉜다. 체내진단은 신체를 들여다본 뒤 질병이 있는지 판별하는 방식이다. 초음파, 내시경,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진단키트로 대표되는 체외진단은 혈액, 침, 대·소변 등을 통해 질병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번거롭거나 고통스러운 과정 없이 간편하면서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고 정확도가 뛰어나다는 게 장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확도와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그동안 의약품 개발과 생산에만 주력해온 기업들도 진단키트 시장에 출사표를 내밀고 있다”며 “기존에 판매하던 의약품과 연계해 마케팅을 펼칠 수 있어 일석이조의 매출을 거둘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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