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이나 옅은 붉은색이면 무리한 운동 후 근육이 손상돼 근육 세포의 미오글로빈 성분이 소변으로 배출됐을 수 있다. 선명한 붉은색이면 요로결석, 염증·종양으로 인한 요도 출혈 등을 의심할 수 있다. 검붉은색이면 콩팥에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소변이 뿌옇다면 요산·인산으로 인한 일시적 증상이거나 요로감염·방광염 등 염증성 질병 때문일 수도 있다. 방광염으로 늘어난 세균이 소변 속 노폐물을 분해해 암모니아를 만들어내면 톡 쏘는 소변 냄새를 유발한다. 냄새가 심하면 대장균 감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섭취한 음식물이 소변 색깔을 바꾸기도 한다. 붉은 채소인 비트를 많이 먹으면 평소보다 붉은색 소변이, 비타민B를 많이 섭취하면 형광 노란색 소변이 나올 수 있다.
약도 소변 색깔에 영향을 미친다. 리팜피신 성분의 결핵 치료제를 복용하면 오렌지색 소변이 배출된다.
소변에 거품이 많고 오래 지속된다면 당뇨병이나 혈액 노폐물을 걸러주는 콩팥 혈관꽈리 염증(사구체신염)으로 콩팥 기능이 나빠졌거나 고혈압의 합병증에 의한 경우가 많다. 콩팥병으로 소변을 통해 많은 단백질이 빠져나가는 단백뇨가 지속되면 눈·발목·다리가 붓는 증상 등이 발생한다. 조영일 건국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거품뇨를 일으키는 원인이 여러 가지이므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소변 검사 등을 받는 게 좋다”며 “콩팥병으로 단백뇨가 생겼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변에서 과일향이 난다면 당뇨병 합병증인 케토산혈증 때문에 혈액 속에 케토산 성분이 많아졌을 수 있다.
소변 횟수도 건강과 관련이 있다. 보통 영아는 하루 20회, 소아는 하루 8~10회, 청소년은 6회 이하, 성인은 5~6회 정도 소변을 본다. 이보다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증상은 방광염에서 흔하다. 조 교수는 “방광염이 생기면 양이 많지는 않지만 화장실을 자주 가고 소변을 볼 때 통증·잔뇨감을 느끼며 소변을 참기 힘든 절박뇨 증상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중년 남성에게 잔뇨감이 계속된다면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염일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소변 양이 많아진다. 흔하지는 않지만 하루 평균 10번 이상 화장실을 찾는다면 소변량이 하루 3ℓ 이상으로 늘어나는 요붕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뇌하수체에서 항이뇨 호르몬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거나 분비된 항이뇨 호르몬이 소변을 만드는 콩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많은 양의 소변을 만드는 질환이다.
/임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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