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1년 초 미래의학관 완공에 맞춰 당뇨혈관센터를 콩팥·췌장이식, 중증 혈관 합병증 치료까지 하는 당뇨혈관병원으로 확대할 겁니다.”
올해로 개원 50주년을 맞은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의 신호철(62·사진) 원장은 2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뇨혈관질환에 대한 의료의 질과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환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각종 합병증 치료에서 비만관리·재활에 이르기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강북삼성병원 이용자도 콩팥·췌장이식은 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대·세브란스병원 등에서 받아야 했는데 앞으로는 직접 이식수술을 하겠다는 것이다. 신 원장이 최근 복부 대동맥류, 경동맥협착증의 권위자인 김영욱 전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장 등 혈관외과·이식외과 분야 교수 세 명을 영입하고 ‘혈관 및 장기이식센터’를 연 것은 이를 위한 첫걸음이다.
당뇨혈관병원에는 웬만한 진료과가 대부분 참여한다. 당뇨병이 혈관·신경·콩팥·심장·눈·발 등 전신에 걸쳐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당뇨병 신약을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 세계적 당뇨병연구센터로 유명한 캐나다 토론토대 ‘밴팅 & 베스트 당뇨병센터(BBDC)’에 교수급 연구원 세 명을 연수 보내는 등 당뇨병 기초연구도 강화하고 있다.
신 원장은 “당뇨병 환자는 거의 모두 심장혈관질환을 앓고 있어 당뇨혈관병원과 함께 30년 역사를 가진 심장센터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소규모로 운영되는 심장재활센터를 확대해 진단·시술·수술에서 재활치료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뇌혈관 전문의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착공한 미래의학관은 지상 8층~지하 4층 연면적 약 1만7,500㎡ 규모며 당뇨혈관병원과 심장센터 중심으로 운영된다. 기존의 본관은 특성화센터와 입원실, 신관은 암 진료·입원실 위주로 재배치된다. 내과계·외과계 병실과 수술장 역시 마찬가지다. 척추관절센터도 공간 문제가 해결돼 정형외과·신경외과와 재활·통증클리닉을 하나로 묶는다. 내부 주차시설 또한 300대에서 400대로 늘어난다. 미래의학관 4층에는 환자와 가족·지역주민이 쉴 수 있는 옥외 테라스 휴식공간이 마련된다.
강북삼성병원은 시내 한가운데에 있고 병원 본관 바로 앞에 백범 김구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의 광복 후 활동공간인 경교장(사적 제465호)이 있어 진료공간을 늘리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진료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원장실을 포함해 진료에 필수적인 부서가 아니면 모두 네 채의 외부 건물에 나가 있다. 그래도 비좁고 공간이 부족하다.
강북삼성병원은 개원 당시 80병상에서 700병상으로, 하루 외래환자가 200명에서 3,000명으로 늘어났다. 직장인 건강검진과 사업장 근로자 건강관리 분야에서 국내 최대·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한다. 3개 건강의학센터와 대기업 사업장 20곳에 운영 중인 부속 의원에서 하루 3,000명을 진료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AI) 활용 분야에선 국내외 업체와 손잡고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활용한 폐암 조기진단, 안저(眼底)촬영 영상진단에서 조만간 성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신 원장은 주민 건강교실을 열고 서대문구청·종로구청과 헬스리더 양성과정 운영, 주민 걷기대회 후원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사회공헌활동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병원이 찾아오는 환자만 대응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판단에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신 원장은 대한가정의학회·대한스트레스학회 이사장을 지냈으며 2012년 8월부터 강북삼성병원을 이끌고 있다. 그는 “미래의학관 건립 등 ‘100년 병원’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미래를 선도하는 진료·연구 분야를 키우고 환자와 가족의 믿음에 보답하는 따뜻한 병원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임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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