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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페북...망사용 갑질 '철퇴'

네트워크 접속 경로 임의 변경

방통위 과징금 3.9억 시정명령

미국에서 이용자의 개인정보 유출로 곤욕을 겪고 있는 페이스북이 국내에서는 네트워크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한 잘못이 인정돼 중징계를 받았다. 이번 징계로 페이스북은 ‘1국가 1서버’ 원칙을 바꿔 전 세계 모든 인터넷 네트워크 사업자에 망 사용료를 내야 할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접속경로 임의변경으로 국내 이용자에게 불편을 끼친 페이스북에 과징금 3억9,600만원의 시정명령을 내리는 징계안을 의결했다.

우리 정부가 외국계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징계한 것은 지난 2014년 국내에서 사진 지도 서비스 ‘스트리트 뷰’를 만들며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한 구글코리아에 대한 과징금(2억1,230만원) 부과 이후 4년 2개월 만이다.

방통위의 이번 결정은 외국계 IT 기업도 국내 사업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르면 정부로부터 ‘철퇴’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정부가 대형 플랫폼 사업자에 이례적으로 직접 행정규제를 한 사안이어서 전 세계 IT 업계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국내 이용자의 빠른 접속을 위해 KT와 캐시서버(데이터 임시저장 공간) 설치 계약을 체결하고 연간 150억원 규모의 망 사용료를 지급했다. 하지만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KT 외 네트워크 사업자에 캐시서버의 망 사용료를 “못 내겠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페이스북은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KT 외 네트워크 사용자의 우회 접속경로(홍콩)를 막아 페이스북 사용을 어렵게 한 혐의로 방통위의 조사를 받았다. 방통위 조사 결과 KT 외 네트워크 사용자는 접속경로가 변경된 탓에 페이스북 사용이 2.4~4.5배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이번 사안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가 국내 이용자에게 피해를 준 새로운 유형의 불법행위”라며 “앞으로는 금지행위 등을 미리 파악해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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