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기능을 확인하고 뇌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쓰는 뇌자도(뇌 자기장 지도·MEG) 신호 측정장치가 헬멧 크기로 소형화된다. 무엇보다 센서를 두개골에 더 가깝게 접근시켜 자기장 신호를 4배 이상 더 잘 잡아낼 수 있게 됐다. 현재 MEG 장치는 450㎏이나 되는 거대한 기기인데 최근 영국 연구진이 헬멧 크기로 줄여 편리한 측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노팅엄대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진은 이런 차세대 MEG 장치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는 전기신호를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데 미세한 자기장이 발생한다. 이 자기장을 측정해 뇌전증·자폐증·조현병·치매 등을 진단하고 뇌의 인지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뇌 자기장 변화를 재는 동안 어린이나 파킨슨병 환자 등은 애로를 겪어왔다.
연구진은 기존 MEG 장치가 초전도센서(SQUID)가 작동하도록 큰 액체헬륨 저장통을 부착해 영하 269도로 유지하는 것과 달리 상온에서 작동하는 원자자력계 센서를 써 냉각장치를 없앴다. 이 센서를 꽂을 수 있는 헬멧을 3D프린터로 찍어냈다. 헬멧의 무게는 905g 정도다. 자기장 변화를 측정하는 동안 차를 마시거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고 스트레칭도 가능하다. 가레스 바르네스 UCL 교수는 “이 장치를 쓰고도 얼마든지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김기웅 박사는 “소아기 뇌 발달 연구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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