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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총강 '수도조항 명문화']재추진 길 열린 행정수도…국론 분열 우려도

조국 "국가 기능 재배치 필요성"

'수도=서울' 관습헌법 효력 상실

"정부부처 3분의2 이전했는데…"

수도 지정 놓고 지역갈등 야기

지위·역할 둘러싼 논쟁 불가피

추미애(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30년 만의 개헌에 여야가 있을 수 없고 진보와 보수도 있을 수 없다”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21일 발표한 개헌안은 헌법 총강에 수도 조항을 신설하고 관련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했다. 이로써 참여정부 시절 관습헌법에 발이 묶여 무산된 행정수도 구상의 재추진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수도 지정을 법률로 위임함에 따라 향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 지역갈등과 국론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국가 기능의 분산이나 정부부처 등의 재배치 같은 필요성이 있고 수도 이전의 필요성도 대두할 수 있다”며 “이번 개정을 통해 수도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수도 조항이 신설되면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은 효력을 잃게 된다. 현행 헌법에는 수도에 관한 명문화된 조항이 없다. 다만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4년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하기 위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서울이 수도인 점은 관습헌법’이라며 위헌 결정을 내리고 수도 이전을 위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관습헌법이 효력을 상실하면 행정수도 구상의 가능성도 다시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행정수도의 세종시 이전을 두고 ‘국민의 찬성이 높으면 개헌 때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단 개정안은 ‘수도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한다’고 해 수도 지정 의무를 입법부인 국회로 넘겼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헌법으로 수도를 규정하면 필요에 따라 수도나 제2·3 수도를 만들 필요성에 적기 대처하기가 어렵다”며 “그래서 수도에 관해서는 법률에 위임하는 것이 탄력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법률 위임으로 향후 수도 지정을 둘러싼 지역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입법 과정에서 지역감정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행정수도 완성 세종시민 대책위원회’는 이날 정부 개헌안에 대한 성명을 내고 “정권과 다수당의 변화에 따라 법률 개정이 악용될 소지가 있다”면서 “소모적인 국민적 논쟁을 유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도의 지위와 역할을 둘러싼 논쟁의 불씨도 남아 있다. 청와대는 이날 국회 입법 과정에서 수도가 행정·경제·문화 등으로 복수 지정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경우 수도의 지위와 역할, 이전하는 기관 범위 등을 두고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인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미 정부부처의 3분의2 이상이 세종으로 이전한 상황에서 다른 수도로서의 서울의 의미는 무엇이냐”며 “수도 간 역할·관계를 정리하는 부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총강에는 ‘공무원의 전관예우 방지 근거 조항’도 새로 넣었다. 공무원은 재직 중은 물론 퇴직 후에도 공무원의 직무상 공정성과 청렴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하기로 한 것이다. 김형연 법무비서관은 “전직 공무원에 의한 현직 공무원에 대한 로비가 여러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이에 대해 국가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어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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