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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K, LG 이어 포스코도...바이오 '대기업 전성기' 열리나

포스코, 첫 전문가 채용...내달중 그룹 신사업실 배치

선발주자 삼성, SK, LG 등 대기업들 바이오 성적 좋아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연구원들이 의약품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LG화학




다음달 1일 창립 50주년을 맞는 포스코가 처음으로 바이오 전문가를 영입한다. 미국의 관세 폭탄 등으로 철강 시장이 어려운 가운데 바이오 분야 등에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기존에 바이오 제약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도 점차 성과를 내는 추세에서 대기업에서 관련 투자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2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바이오 전문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 회사는 바이오 소재, 신약, 유전체, 뇌과학, 의료기기 분야에서 경력자를 대상으로 채용할 계획으로 다음달 중에 필요 인력을 최종 선발한다. 포스코가 바이오 전문가를 직접 채용하기는 지난 1968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에서 그동안 해온 바이오 연구와 기술을 평가하고 향후 회사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현재 바이오 신사업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을 마련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바이오 인력 채용이 마무리되면 해당 직원을 그룹 내 신사업실에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현재 주력사업인 철강과 관련해 국내외 시장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신수종 사업 진출에 대한 니즈가 큰 상황이다. 반면 바이오 분야는 4차 산업혁명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성장동력으로 유력하게 손꼽히는 분야다. 실제로 이달 초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1년여 만에 시가총액에서 포스코를 넘어선 것도 이 같은 성장 잠재력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은 바이오 분야를 비롯한 신사업에 대한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지난 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롭게 도약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하자”며 “고수익 핵심사업 중심의 사업 재편, 그룹사 간 융복합사업 창출, 미래성장을 위한 신사업 추진에 지속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포스코보다 앞서 바이오 분야의 시장성을 보고 뛰어든 대기업은 많다. 이들 가운데 삼성, SK, LG는 그동안의 연구·개발(R&D)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SK의 자회사 SK바이오팜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수면장애 치료제 ‘SKL-N05’의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가 높다. 또 다른 계열사인 SK케미칼 역시 다국적 제약사 MSD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하며 백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4,646억원, 영업이익 660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화학은 바이오시밀러의 후발업체로서 자체 개발 첫 바이오시밀러 제품 ‘유셉트’의 국내 판매 허가를 획득하고 올해 상반기 내에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의 성과가 오랜 기간 수천억 원의 R&D 비용을 쏟아부은 끝에 나온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984년 모회사인 CJ제일제당이 유풍제약을 인수하면서 제약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리베이트 등 리스크에 발목 잡혀 결국 매각된 CJ헬스케어처럼 호락호락한 시장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한 자금이 뒷받침돼야 연구 개발을 하고 약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대기업이 진출하는 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돈이 중요하지만 또 돈만 있다고 성공하는 시장이 아닌 만큼 업계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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