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디벨로퍼, 그들이 바꾼 도시]독창적 설계로 오피스텔 상품성 극대화...입지 약점 지웠다

<9>안강건설 '용인 역북 더 럭스나인'

건물 중간 비어있는 외관 디자인 차별화...지역 '랜드마크' 기대

층고 20㎝ 높이고 스터디룸·휘트니스·빨래방 등 편의시설 배치

대학생·신혼부부 등 풍부한 임대수요 흡수...분양 석달만에 완판

안강건설 ‘용인 역북 더 럭스나인’




용인 역북지구는 수도권 택지지구 중에서 상대적으로 분양성이 떨어지는 곳이었다. 총 수용 가구가 약 4,800가구인 소규모 지구인데다 역북지구가 위치한 처인구는 용인시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열세였다. 2015년~2016년 이 일대에서 분양했던 오피스텔들은 분양 개시 10여 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계약을 마쳤다. 인근 아파트들 역시 초기 분양률 50% 달성이 쉽지 않았다. 당시는 저금리 기조로 수익형·주거용 부동산 분양시장이 달아오르며 다른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조기 완판행진을 이어가던 때다.

오히려 이런 역북지구의 입지여건을 눈여겨본 디벨로퍼가 있었다. ‘젊은 디벨로퍼’ 안재홍 안강개발 대표다. 용인도시개발공사가 역북지구에서 복합시설용지를 분양한 2016년은 전국적으로 토지 가격이 급등하던 시절이었다. 특히 우량 택지지구 토지가 입찰에 붙여졌다 하면 시행사들이 몰려들어 낙찰률 200%는 쉽게 넘어가던 시절이었다. 오피스텔, 아파트 분양이 워낙 잘 되던 시기라 가격에 대한 저항감 없이 시행사들이 응찰가격을 써냈다. 그러다 보니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고 개발 리스크는 커졌다.

안 대표는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만의 땅 고르는 방법을 지켰다. “개발 사업은 땅을 좋은 위치에 좋은 가격에 사는 것이 최선이다. 좋은 위치에 아주 비싼 가격에 땅을 사는 것은 오히려 별로다. 입지여건이 조금 떨어져도 좋은 가격 사는 게 낮다.” 역북지구 복합시설용지는 이런 안 대표의 기준에 부합했다. 반면 일대에서 개발된 오피스텔과 아파트의 분양성적이 신통치 않자 다른 시행사들의 관심이 적었다. 입찰에 들어가자 총 세 곳의 시행사만 응찰했다. 결국 안강건설은 입찰예정가의 120% 선에서 땅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가격이 이 땅을 선택했던 주된 이유는 아니었다. 오히려 안 대표의 안목으로는 저평가 됐다는 판단이 들었다. 우선 오피스텔 사업성의 1순위 조건인 임대수요가 풍부했다. 명지대와 용인대가 가깝고 용인시 행정타운, 골프장들이 인접해 있어 학생과 직장인 임대수요가 뒷받침되는 곳이었다. 인접한 역삼지구는 민간개발 사업으로 사업 진척 속도가 느린 편이었지만 개발이 언젠가는 완료되리라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역북지구 자체 규모는 4,800세대에 불과하지만 역삼지구와 합치면 1만 세대 규모의 택지지구가 조성되는 셈이었다.



또 해당 사업지가 역북지구내에서 입지가 좋았던 점도 장점이었다. 입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택지지구라면 그중에서 제일 좋은 위치를 골라야 한다는 게 안 대표의 지론이다. 역북 더 럭스나인 부지는 주민센터와 국민연금공단 용인지사가 앞에 위치해 있으며 특히 버스 정류장이 붙어 있다. 다른 지역에서 오는 유동인구를 흡수하기 좋은 위치였다.

부지에 단차가 있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었다. 단차가 있는 땅에 대한 선호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오히려 이를 잘만 활용하면 장점이 되기도 한다. 안강건설은 용적률에 포함되지 않는 지하층을 상가로 개발해 개발이익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디벨로퍼가 장점과 단점 모두 있는 땅을 확보했을 때 다음 단계는 명확하다.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안강건설의 묘안은 설계였다. 흔히 오피스텔은 가성비 때문에 밋밋한 외관 설계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안강건설은 독특한 외관 설계와 편의성을 극대화한 내부 설계로 상품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수의계약이 아닌 현상설계를 통해 설계 업체를 택했다. 총 5곳의 설계사무소의 제안 중 에이비라인 건축사사무소의 설계안이 낙점됐다.

이 설계안은 일반적인 오피스텔 설계안과는 사뭇 달랐다. 하나의 사각형 덩어리가 아닌, 건물 중간이 비어있는 중정형의 디자인이었다. 지하1층~10층까지 이어지는 중정은 개방감과 통기성을 극대화했다. 또 정면 3층의 오픈 발코니와 이를 받치는 기둥은 건물의 트레이드 마크로 인지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랜드마크 건물이 되면 유동인구가 모여들어 상권이 형성되기 쉬워지고, 오피스텔 임대 수요 확대에도 도움이 돼 입지적인 약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오피스텔 유닛설계 역시 다양한 임대수요와 거주자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층고를 일반 오피스텔보다 20㎝ 높여 실내 개방감을 제고했다. 중정 안쪽으로 배치되는 유닛의 경우 창의 방향을 사선으로 배치해 사생활이 최대한 보호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지하 1층에 대학생 임차인들 위한 스터디룸을 배치했으며, 휘트니스 시설, 빨래방, 무인택배함도 배치했다.

유닛 구성도 다양화했다. 전용면적 20㎡부터 51㎡까지 여러 가지 평형 구성을 택했으며, 단층과 복층 구성도 절반씩 섞었다.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대학생부터 혼자 사는 직장인, 그리고 넉넉한 수납 공간이 필요한 신혼부부까지, 다양한 계층의 임대수요를 흡수하기 위해서였다.

이 같은 안강의 전략은 적중했다. 오피스텔은 분양 3개월 만에 완판되고 상업시설은 약 50% 정도 판매됐다. 이 일대에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성과였다. 김경열 안강건설 개발사업팀장은 “설계뿐만 아니라 마감재 역시 여느 강남권 오피스텔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고급화에 신경썼다”며 “임대 수요를 극대화 시키는 설계와 마감이 투자자들에게 어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