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대장주 차바이오텍(085660)이 관리종목 지정에 따른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사업부문 매각, 임금 삭감 등 자진 구조조정에 나선다. 회계법인으로부터 연구개발(R&D) 비용 처리 문제를 지적받아 주가가 폭락하자 주주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차바이오텍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송재훈 차바이오그룹 회장과 이영욱 차바이오텍 대표이사 공동명의로 25일 주주들에게 서신을 보내 “R&D 역량을 지속적으로 제고함과 동시에 별도 재무제표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기초연구부문에 대한 물적 분할이나 자회사 신설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별도 재무제표에 영향이 없도록 기초 연구부문을 물적 분할하거나 자회사를 신설하고, 상업화를 위한 연구에 집중하기로 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증대를 위해 차헬스케어, 차메디텍, 차케어스, 차백신연구소 등의 비상장계열사를 합병 또는 사업 양수할 계획이다.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매각한다.
임원진 급여를 30% 자진 삭감하고, 임원진이 받은 스톡옵션 중에 미행사분과 신규 부여 예정인 스톡옵션도 모두 반납한다. 주주 보호를 위해 보유중인 자사주 108만7,342주도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차바이오텍은 지난 22일 밤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한정’ 의견을 받으며 최근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발생을 공시했다. 그동안 R&D 비용 23억원을 자산으로 평가했으나 외부 감사를 맡은 삼정KPMG가 초기 임상을 고려해 비용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관련 루머가 퍼진 22일 오후부터 차바이오텍 주가는 10% 넘게 빠졌고,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다음날에는 개장 직후 가격 제한선까지 급락하는 등 이틀 만에 주가는 37%가 빠졌다.
이에 차바이오텍은 주말 간 긴급 경영회의를 열고 즉각 대응에 나섰다.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 관련 각종 난치병 및 퇴행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코스닥 시장에서 2조원 가까이 시가총액을 기록했을 정도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컸다. 최근에는 종속 회사 차헬스케어가 해외 의료법인 인수를 위해 자금조달을 추진했으며 호주 헬스케어 기업 씨에프씨(CFC)글로벌을 188억원에 경영권을 인수하며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다.
회사의 관리종목 지정에 대한 발 빠른 대처에도 단기적으로는 임원진 급여 삭감과 조직 구조조정 등 소규모 비용 감소만 회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차바이오텍은 “관리종목 지정은 회사의 운영이나 현금 흐름과 전혀 무관한 회계적 처리상 문제”라며 “차헬스케어의 해외 의료법인 인수추진은 차바이오텍의 개별기준 회계에 영향은 없다”고 해명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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