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한 조각씩 퍼즐을 맞추듯 세상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조직.’
에릭 슈밋 알파벳 집행위원장은 지난 2016년 2월 세계 평화를 위한 신기술을 개발하는 자회사 직쏘(Jigsaw)의 탄생을 공식화했다. 직쏘의 전신은 구글의 싱크탱크 조직인 ‘구글 아이디어스’로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과 온라인 검열 등을 방지하는 ‘프로젝트 실드’를 수행한 조직이다. 분사 이후 직쏘의 비즈니스 청사진은 좀 더 구체화되고 광범위해졌다. 그 안에는 가짜뉴스부터 자금세탁, 사이버 테러 등 디지털 세계에서 발생하는 주요 범죄의 예방 프로젝트가 총망라돼 있다. 이들 대부분은 정부가 오프라인 세상에서 수행하는 범죄예방 활동을 사이버 세계로 옮겨온 것들이다. 구글이 직쏘를 통해 공공 부문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술 발전은 명암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의 심장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만 해도 인간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며 인류의 종말을 이끌 것이라는 예언이 나온다. 구글의 신기술 인큐베이터 직쏘는 바로 기술 발전에 수반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해 웹 환경을 안정화하는 일종의 방어기지다. 여기서 부작용이란 네트워크의 확장과 정보 과잉에 따른 사생활 침해, 사이버 검열, 사이버 테러리즘과 혐오범죄의 확산 같은 것들이다.
‘악플’ 역시 대표 사례다. 정제되지 않은 배설의 향연은 혐오의 폭탄 돌리기로 이어지고 있고 혐오범죄 증가와 사회적 갈등 확산 등 여파가 크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직쏘는 AI를 활용, 악의적인 댓글을 걸러내는 ‘퍼스펙티브’를 개발해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구글을 지금의 독보적 위치로 이끈 것은 ‘기술의 발전’이지만 구글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협하는 것 역시 ‘기술의 역습’이라는 것이 직소의 출범 배경이다. 구글이 디지털 혁명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일찌감치 투자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직쏘의 비즈니스가 돈 한 푼 벌지 못함에도 구글 내에서 위상이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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