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가 이끈 무역사절단은 최근 인도를 방문해 직물·농업·제약 분야에서 인도 측과 23억7,000만달러(약 2조5,600억원) 규모의 101개 통상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교류협력 계약으로 피마자유·페퍼민트오일·코코넛섬유 등 식료품 분야에서 인도 기업과 경제교역이 확대될 것”이라며 “양국이 체결한 협력 계약 대상은 모두 인도에 유리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30여개의 기업으로 구성된 중국 무역사절단은 지난 23일 닷새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했다. 중국 무역사절단의 이번 인도 방문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대 600억달러(65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한 시기와 맞물려 있어 미국의 대중 무역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는 지난해 6월 도클람(중국명 둥랑)에서 중국군이 도로 건설을 시작하자 해당 지역이 중국 영토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병력을 배치해 같은 해 8월 말까지 양국군 수천명이 첨예하게 대치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중국과 인도는 총 3,488㎞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지금까지 20차례에 걸쳐 국경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국경을 획정하지 못한 채 진통을 겪고 있다. 최근 수년간 크고 작은 국경분쟁이 잇따르며 무력대치와 실제 국지전 가능성까지 불거졌던 중국과 인도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라는 공동의 적을 앞에 두고 손을 맞잡는 형국이다.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글로벌전략연구소의 자오장린 연구원은 “이번 양측의 계약은 양국 정치관계의 개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긴장 상태 속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국가주석으로 재선출된 것을 축하하면서 양국 간 상호 교류를 긴밀히 하고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은 이번 인도 무역사절단 파견 외에도 광둥성 선전에서 최근 약 350개 중국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인도 전자 시장 투자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구샤오쑹 중국 광시사회과학원 부소장은 “중국은 미국의 대중 보호무역 조치에 따른 잠재적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해 인도를 포함한 모든 아시아 국가와 교역관계를 개선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조업과 다른 분야에서 인도의 급속한 발전을 고려할 때 중국과 인도의 경제·협력 잠재력은 크다”고 설명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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