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입장 발표를 통해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인수에 참여하고자 한다”며 “타이어뱅크는 전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즉시 판매를 증가시킬 수 있고 고용을 보장하면서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전했다.
타이어뱅크 측은 노조 측의 결단도 촉구할 예정이다. 입장문에는 “현재의 생산성으로 금호타이어는 2년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 노조는 생산성 개선에 협조해달라”는 문구가 포함될 것으로 전망이다.
또 “노동조합과 채권단을 만나 각각의 입장을 경청한 후 인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며 “경영 정상화 후에는 세계 5위 안에 드는 회사로 키울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그간 노조가 “해외매각 반대”를 주장해 왔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인 타이어뱅크가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노조의 환영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품는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6500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동원해야 하는 일인데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타이어뱅크가 그 같은 거액을 동원할 수 있느냐는 것.
지난 2003년 설립돼 국내에 400개 매장을 두고 있는 타이어 뱅크는 본사 직원 수가 70명에 불과하다. 매출은 2016년 기준 3300억원, 영업이익률은 약 10퍼센트인 상황.
27일 입장 발표에 타이어뱅크와 함께 투자할 전주가 포함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 산업은행도 실현 가능성을 이유로 타이어뱅크 인수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앞서 26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전 직원이 참여하는 해외 매각 찬반 투표를 해 달라”고 금호타이어 측에 요구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노조가 현재 직원들 다수의 진정한 의사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산은은 이날 예정에 없던 긴급 간담회를 연 이유로 노조가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산은에 따르면, 지난 23일 노조 집행부와 이 회장 등은 4시간 넘게 대화를 진행했다. 기차역으로 향하던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은 차를 돌려 면담장으로 나와 노조 집행부에 독립 경영 보장, 금호타이어와 더블스타의 공동협력 발전, 고용유지 등을 약속했으며 채권단은 당근도 제시했다. 경영정상화의 과실을 회사와 직원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우리사주조합이나 개별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주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구두 합의를 이뤄냈다.
합의에는 ▶노조는 더블스타 자본유치를 수용하고 ▶경영정상화 및 장기 발전 방안 수립 등을 위한 미래위원회를 공동 구성하며 ▶자구계획의 조속한 합의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늦어도 27일 발표하고, ▶이런 사항에 대해 노조원 설명을 거쳐 29일 또는 30일 조합원 투표에 부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매각 반대 입장은 불변”이라면서 “(산은이 주장하는 것처럼) 구두로 합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산은이 왜곡된 언론 플레이를 하면 협상할 이유가 없다”며 “찬반투표 제안은 거부한다”고 말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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