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황사가 자주 엄습하는 3~4월에는 2월에 저점을 찍은 알레르기성 결막염·비염과 기관지 천식 진료인원도 본격적으로 늘어나거나 정점을 이룬다.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으로 코·기관지 점막 등이 염증으로 부어 있으면 미세먼지 등을 걸러내고 녹여 몸 밖으로 배출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만성 호흡기 질환자나 비염·축농증 등의 코 질환자는 적극적인 치료와 증상 악화 예방책이 필요하다.
체내 필수 미량 원소인 아연이 부족하면 아토피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결막염, 음식 알레르기, 두드러기 등 면역질환이 생길 수 있다. 세계 인구의 약 25%가 아연 결핍증이고 우리나라 임산부의 76%가 아연 부족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연은 육류·굴·조개류, 정제되지 않은 곡물 등에 풍부한 편이다. 채식주의자나 영양 결핍자, 임신했거나 수유 중인 여성은 아연이 결핍될 위험이 있다. 크론병이나 흡수장애 증후군 같이 아연 흡수에 장애가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꺼풀 안쪽 점막인 결막에 알레르기 원인물질인 알레르겐이 닿아 유발된다. 중금속·바이러스·세균 등이 뒤섞여 있는 미세먼지가 지속적으로 결막에 달라붙으면 알레르기 반응으로 염증이 생기고 충혈·눈곱·간지러움·이물감 등이 나타난다. 눈을 비비다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바이러스 침투로 안질환이 나타나기 쉽다.
안과에서 처방하는 점안제를 사용하면 보통 1~2주 안에 증상이 완화되지만 방치할 경우 각막염과 시력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할 경우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끼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를 끼면 눈이 건조해져 충혈·가려움증 등 부작용이 심해질 수 있다. 눈이 가려운 경우 흐르는 물에 눈을 씻어주거나 인공눈물을 넣어주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진료인원 중 10세 미만이 20%(82만여명)로 가장 많고 나머지는 10대 미만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10~13%대의 고른 분포를 보인다. 박종운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어린이의 경우 손을 깨끗하게 하지 않은 채 눈을 비비거나 만지는 등 손 위생의 영향이 크다”며 철저한 손 씻기를 당부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이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배설물, 동물의 비듬 같은 알레르겐을 감지한 뒤 과도한 면역·염증 반응으로 생긴다. 코점막이 빨갛게 부어올라 코가 막히고 맑은 콧물이 많이 만들어지며 재채기가 끊이지 않는다.
천식은 기관지의 염증 반응으로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곤란·천명음(쌕쌕거리는 숨소리), 심한 기침 증세가 반복·발작적으로 발생한다. 천식을 일으키는 원인인자(집먼지진드기·꽃가루·곰팡이·애완동물·바퀴벌레·음식 등)와 악화인자(기후변화·대기오염·담배연기·감기 등)가 개인마다 달라 이를 정확히 알고 제거하거나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오염이 심한 봄과 감기가 유행하는 환절기에는 특히 천식 예방과 치료에 힘써야 한다. 박흥우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와 지속성 기관지확장제를 혼합한 흡입제로 꾸준히 치료하면 사망 위험 등을 낮출 수 있고 유해 반응의 발생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한편 중년층, 특히 남성이라면 겨우내 소홀했던 테니스·배드민턴·등산·골프 등 운동을 하다 어깨·허리·무릎 근육·관절 통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어깨병변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만도 한 해 420만명을 넘는다. 남녀 모두 40~60대가 많고 특히 봄에 크게 늘어난다. 적당한 운동, 바른 자세 유지, 온열요법, 가벼운 찜질은 부상이나 통증을 예방·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은 “어깨 결림이나 가벼운 통증은 6~12개월이 지나면 자연 치유되는 질환으로 잘못 아는 환자들이 많지만 10%가량은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1년 넘게 통증이 이어지고 어깨가 굳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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