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을 호소하는 사람이 급증하는 4월이 코앞이다. 지난 2010~2015년의 경우 4월에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평균 92만4,000명으로 2월에 비해 12만명가량 늘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이 꽃가루·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비듬과 같은 원인물질(알레르겐)을 감지한 뒤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맑은 콧물과 재채기가 끊이지 않고 코막힘 증상을 보이는데 아침에 가장 심하다. 눈·코·목 등의 가려움증, 두통, 후각 저하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누런 콧물과 함께 기침·열을 동반하는 감기와 다르다. 중이염·부비동염·인두염 등 합병증이나 천식·아토피피부염·결막염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지난해 건강보험 적용인구 5,094만명의 13.4%나 되는 약 684만명(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이 진료를 받았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특히 환자 10명 중 3명이 12세 이하다. 가족력의 영향도 크다.
증상 악화를 막으려면 알레르기내과·소아청소년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를 찾아가 피부반응시험·혈액검사 등과 진찰을 통해 원인물질을 찾아내고 생활습관·환경을 개선해 최대한 노출을 피해야 한다. 꽃가루가 가장 많이 날리는 이른 아침에는 실외운동·환기를 자제하고 침실에 애완동물을 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씨앗·깃털 베갯속과 카펫은 피하고 침구 커버는 주기적으로 삶아 일광소독하거나 비침투성 재질로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출 때는 황사·미세먼지 마스크를 하고 귀가 후에는 서둘러 샤워한 뒤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자주 청소하고 실내습도는 40~5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콧물·재채기에 효과적인 항히스타민제와 코안에 뿌리는 스테로이드 분무제 등으로 치료를 병행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알레르겐을 소량에서 시작해 차츰 투여량을 늘려 내성을 길러주는 면역요법도 있는데 1년 이상 지속해야 하고 3~5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 특정 알레르겐에 대해서는 최대 80%까지 치료 효과가 있다. 비염이 오래 지속돼 코점막이 부어 코막힘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완치시키지는 못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면 새로운 알레르겐에 대해서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게 되고 전신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김태훈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재채기·콧물·코막힘 등 비염의 대표적 증상이 일주일~10일 이상 계속되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완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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