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하는 SK(034730)플래닛이 온라인 화장품 1세대 브랜드인 ‘싸이닉’ 매각을 추진한다. 지난 2003년 론칭한 싸이닉은 11번가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마켓을 중심으로 가성비를 내세워 성장했지만 최근 SK플래닛의 시장 입지가 좁아지며 매물로 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9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싸이닉 매각을 위한 잠재인수 후보자를 물색 중이다. 지난해 최종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막판 가격 조율에 실패하며 다시 인수 후보자를 찾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플래닛은 희망매각가를 200억원으로 보고 있으며 중견기업 등 유통망을 갖춘 인수 후보를 중심으로 물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여파로 화장품 기업에 대한 투자가 뜸했으나 올해 초부터 경색된 국면이 완화하면서 중국 시장을 겨냥한 중국 및 국내 투자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싸이닉은 2003년 화장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체리야닷컴’이 론칭해 일본에서 제조한 ‘파우더 워시’를 들여오며 인기를 모았다. 이후 중저가 자연주의 화장품을 표방하며 기초제품들이 판매를 주도했다.
2008년 SK그룹의 온라인 유통을 전담한 커머스 플래닛의 화장품 판매 역량을 높이기 위해 체리야닷컴을 인수하며 싸이닉도 11번가 전용상품으로 판매했다. 이후 G마켓·쿠팡 등으로 온라인 판매 경로를 넓히고 오프라인 쇼핑몰인 왓슨스와 롭스 등에 입점했다. 현재도 가장 많은 매출은 11번가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커머스 플래닛은 2016년 SK플래닛이 흡수합병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친환경 신선식품 온라인 판매기업인 ‘헬로네이처’를 인수하고 가락시장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등 신선식품 강화에 나서고 있다. 1월에는 휴대폰 결제사업부를 매각했다.
11번가 자체에 대한 매각설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오픈마켓 업계 2위지만 2015년 이후 매출 하락과 당기순손실 증가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SK플래닛은 “11번가는 회사를 넘기는 것이 아닌 파트너십을 위한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라면서 “싸이닉은 현재 구체적인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