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GM과 군산 지역 부품업계에 따르면 한국GM 실무자들은 이달 초 군산에 위치한 1차 협력업체들을 방문해 KD 생산 및 패키징 능력, 물류 시설 등을 실사했다.
한국GM 측은 군산공장 KD센터에 차체 부품이나 시트, 브레이크 패덜 등을 납품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KD 물량을 배에 바로 실을 수 있는 상태로 포장까지 마쳐 KD센터로 공급할 수 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본 것으로 확인됐다.
KD는 생산방식에 따라 부분조립(SKD)과 반조립(CKD)으로 나뉜다. SKD는 협력업체로부터 공급받은 부품들을 덩어리로 묶어 조립한 후 현지 공장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CKD는 부품 단위별로 수출한다. SKD는 조립 설비가 있어야 하지만 CKD는 부품만 조달되면 따로 설비를 갖출 필요가 없다. 한국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하거나 용도 변경하더라도 CKD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현재 한국GM 군산공장은 우즈베키스탄으로 수출할 라세티(크루즈) CKD 물량 70만대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와 달리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크루즈의 전신인 ‘라세티’ 모델이 꾸준히 팔리며 부품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GM은 당초 협력업체들에게 이 물량을 5월 말까지 KD센터로 일괄납품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군산공장폐쇄 결정 이후 CKD 물량의 납품도 돌연 중단했다. 이번 실사는 CKD 물량 납품 중단을 통보한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한국GM은 이번 실사에서 군산 협력업체들이 연간 15~20만대 가량의 CKD 물량을 5년에 걸쳐 생산·공급할 수 있는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GM은 인건비 감축을 놓고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경영 정상화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CKD 물량은 생산량과 수요처가 확정돼 있어 얼마든지 합의가 가능한 상황이다.
한국GM 관계자는 “군산 지역 CDK 생산 업체들을 상대로 실사에 나선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군산 KD센터를 그대로 존치할지, 부평과 창원에 있는 KD센터로 통폐합할지는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남수 자동차융합기술원 본부장은 “한국 GM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군산 지역의 자동차 부품 생태계가 공멸 직전에 와 있다”면서 “이미 확보된 CKD 물량을 예정대로 군산에서 생산하면 공장 정상화까지 협력업체들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조민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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